Cover Story - 한국마사회

미래 먹거리는 말산업
공원에 승마장…체험 기회 늘려
3년후 승마 인구 50% 확대 계획

"가족단위 내장객 늘리자"
'경마=놀이' 문화 정착 위해
콘서트 개최 등 재미·축제 명소로

'국민의 마사회'로 탈바꿈
도심 장외 발매소 교외 이전 추진
年 100억 이상 지역사회 환원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한국마사회는 한 해 버는 돈의 약 92.3%가 그대로 지출된다. 경마 매출 약 7조8015억원을 올린 2017년에도 그랬다. 경마 고객이 매출의 73%가 넘는 5조4738억원을 배당금(환급금)으로 가져갔고 마사회는 레저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법인세 등으로 약 1조5567억원을 납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70%인 약 1596억원을 축산발전기금으로 냈다. 각종 기부금으로 164억여원도 추가로 썼다. 한때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세금을 납부한 기업’이란 말이 붙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세금 납부액은 아직까지 대기업들과 상위권을 다툰다.

마사회의 경마사업은 수단이다. 경마 수익금을 씨앗으로 말 관련 산업(승마, 경마, 관광, 교육, 재활 등)의 뿌리를 키우는 게 목적이다. ‘미래 먹거리’라는 숲을 무성히 가꿔 내는 게 궁극의 지향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도박’이라는 편향된 이미지의 굴레에 갇혀 있다. 매출 대부분이 경마에서 나온다는 태생적 한계에, 한 세기 가까이 국민에게 뿌리박혀 온 부정적 인상이 겹친 탓이다.

마사회가 다시 혁신의 닻을 올렸다. 지난 1월 취임한 김낙순 회장은 국민의 인식 개선, 즉 ‘이미지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건전 경마를 육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미래 먹거리로 말산업을 주목했다. 경마에 의존하던 매출 비율을 말산업 쪽으로 서서히 이동시킨다는 것이 김 회장이 내놓은 청사진이다. 태생적 굴레를 벗어던지겠다는 환골탈태의 각오다.

마사회는 6대 혁신 과제를 수립하고 조직 개편 등 대수술에 들어갔다. 이번 혁신안은 그동안의 ‘이익 중심’ 경영기조에서 벗어나 공익성과 공공성을 실현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기업으로 재탄생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마사회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기업’을 목표로 △말산업 육성 선도 △사회공헌 효과 제고 △건전한 놀이문화 조성 △이용자 보호 적극 추진 △장외 발매소 운영 개선 △기관 윤리성, 준법성 강화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3년간 194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민과 농촌을 위한 말산업

마사회는 말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승마 인구 증가를 필수 요소로 보고 있다. 전 국민 승마 체험 지원이 이를 위한 첫 번째 사업이다. 현재 4만9000여 명인 승마 인구를 3년 후 50% 증가한 7만5000여 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사회는 3년간 총 138억원을 투입하고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2만 명(1인당 10회)에게 승마체험 기회를 주기로 했다. 올해는 50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추진된다. 또 도심공원 승마시설 15곳을 세우고, 2020년까지 국산 어린말 승마대회를 8개 신설해 국산 말 수요 창출과 농가소득 증대 마중물로 활용할 계획이다. 거점형 직영 승마장을 설치해 재활승마와 힐링승마 등을 지원키로 했다. 또 말 등록 정보뿐만 아니라 이용 정보도 제공하기 위해 말 등록 시스템을 확대 구축, 유통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기로 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시행한 대표 창업 지원 사업인 ‘황금마차’ 사업도 재개한다. 농어촌 지역, 사업장 인근 지역에 3년간 총 180대의 차량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부응해 간접 고용 근로자 1325명(잠정)을 창출하고 정규직 전환 추진 및 말산업 일자리를 지속해서 늘려 나가기로 했다. 마사회는 이미 지난 1월1일자로 시간제 경마직 5496명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건전하고 공정한 놀이 문화로

마사회의 또 다른 테마는 가족과 놀이다. 놀이로 즐기는 새로운 경마문화를 정착시키는 게 목표다. 렛츠런파크 서울 솔밭정원을 조성해 가족 단위 내장객을 위한 야외활동 공간을 마련키로 했다. 20~30세대를 위한 실내놀이 공간인 ‘놀라운지’를 만들고, ‘2030 슈퍼콘서트’ 같은 인기가수 공연을 마련하는 등 축제와 행사가 있는 문화 명소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도박중독 문제 해소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비실명 의무형 전자카드가 첫 번째 해법. 입장권·마토(마권) 구매 시 이용자를 식별하고 구매 상한 확인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올해 시범사업에 착수한 마사회는 2019년까지 효과를 검증한 뒤 사업 확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아울러 마사회는 ‘365일 24시간 상담체계’를 구축했다. 경마 이용자들의 중독 예방과 치유 상담을 위해서다. 또 ‘건전화추진본부’를 신설해 국제 수준의 경마 이용자 보호 제도를 마련하고 이에 대한 국제 인증을 2020년까지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정 경마 실현을 위해 경마 비위 신고포상금 상한도 1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고 및 내부 제보 가능성을 키워 불법 행위를 사전에 막겠다는 포석이다.

‘국민의 조직’으로 탈바꿈

마사회는 학습권 및 주거권 침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도심 장외 발매소를 교외로 이전 추진키로 했다. 총사업비 600억원을 들여 스포츠와 승마를 즐길 수 있는 ‘호스파크’(가칭)로 전환 설치한다. 매출의 0.2%인 연 110억원(2017년 장외 매출 5조5000억원 기준)을 해당 지역사회에 환원하며 승마장, 야외 공연장 등 ‘베팅+문화+레저’가 결합된 복합레저 공간을 주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6대 혁신 과제 중 마사회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성 강화’다. 지난 4월 조직 내에 ‘윤리경영부’를 설치한 게 이런 맥락에서다. 2015년 종합청렴도 2등급에서 지난해 5등급까지 떨어진 점수를 2020년까지 최우수기관인 1등급으로 올려놓는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 사업의 실패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는 등 조직의 효율성도 높이기로 했다.

김 회장은 “말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마사회가 앞장설 것”이라며 “마사회가 새롭게 변화하고 거듭나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조희찬/이관우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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