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화포구에서 가족 캠핑 중 실종된 30대 여성의 행방에 대한 단서가 엿새째 나오지 않으면서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지난 25일 오후 11시 38분부터 26일 0시 10분 사이에 실종된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를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날 하루 수색에는 총 241명이 동원돼 전날(70명)보다 인원을 3배 이상 늘렸다.

경찰은 최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면 파도에 밀려 시신이 갯바위 등 연안으로 올 수 있어 구좌읍 세화리 연안은 물론, 이웃 마을인 평대리, 하도리 연안까지 수색하고 있다.

항공 수색을 위해 경찰과 해경 헬기 2대와 드론 1대도 동원됐다.

바다에서는 해경 경비정 4척을 이용한 수색이 진행되는 등 입체수색이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의 수색에서는 최씨의 슬리퍼와 휴대전화, 신용카드를 발견했으나 행방과 관련된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

제주도 실종 여성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편의점 CCTV

◆ 실종 전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한 이유는

공개 수사 이후에도 최씨를 보았다는 목격자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최씨가 편의점에서 물품을 산 후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실종된 최씨는 이날 오후 11시 5분에 편의점에서 물품을 산 후 11시 13분에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11시 38분 최 씨가 언니에게 또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만약 이 통화가 성사됐다면 최씨에게 어떤 심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알려졌을 것이며 실종의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어 아쉬움이 제기되고 있다.


◆ 실족사 했다면 왜 시신이 물 위로 떠오르지 않을까

최씨가 실족사했다면 엿새 째인 현재까지 시신이 물 위로 떠오르지 않는 점은 일반적인 사례와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강현욱 제주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물에 빠져 숨지면 장기에 부패 세균이 작용해 가스가 차올라 부양력이 생긴다. 여름이면 하루나 이틀이면 떠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여름일 경우 하루, 이틀이면 떠오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당초 경찰이 실족사 한 것으로 봤던 최씨는 지금 어디 있는 것일까. 경찰이 단순 실족사로 단정짓고 수사방향을 정한 사이 실종자 수색의 골든타임이 지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 세화포구 실종 여성 마지막 행적 (사진=연합뉴스)


◆ 휴대전화는 육지에 슬리퍼는 바다에서

휴대전화와 카드는 화장실 부근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최씨의 슬리퍼가 세화포구에서 동쪽으로 2.7㎞ 떨어진 갯바위에서 발견된 점도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

제주해경이 보유한 조류 예측시스템이 연안에서 최소 2㎞ 떨어져야 가능하게 돼 있어 포구 물양장에 빠졌을 가능성을 두고서는 시신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물에 빠졌을 가능성 외에도 여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면서 "오늘부터 육상에 대한 수색을 확대해 마을 공터 등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 최씨와 남편이 자주 다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최씨와 남편 A(37)씨가 서로 다투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했다.

현장에 내려간 최 씨 아버지 또한 "딸과 사위가 제주에 캠핑을 와서 많이 싸웠다는 주변 얘기가 있는데, 사위는 그런 적이 없다고만 한다"고 주장했다.

남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26일 0시 20분께 잠에서 깨어나 아내가 없는 것을 보고 찾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최씨는 25일 오후 11시 5분께 편의점에서 물품을 산 후 도보로 2∼3분 걸어서 방파제 입구까지 갔으며 밤바다를 보면서 혼자서 술을 마셨을 가능성이 크다. 이후 남편이 깨어나 찾기 시작한 26일 0시 20분 전까지 1시간 10여 분 사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 최씨 소주 사다 방파제서 혼술?

경찰은 추가적으로 지난 26일 새벽 환경미화원이 세화포구 방파제 월파 방지턱 위에서 실종 여성이 편의점에서 산 것으로 보이는 물품을 치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밝혔다.

편의점 CCTV 영상을 보면 최씨는 실종 직전인 25일 오후 11시 5분께 세화포구 근처 편의점에서 김밥과 소주, 커피, 종이컵 한 줄(10개) 등을 샀다.

환경미화원은 주변 청소 당시 종이컵 1개가 없었으며 9개는 그대로 있었고 소주병은 거의 비어 있었다면서 쓰레기인줄 알고 버렸다고 진술했다. 미화원의 이같은 진술은 최 씨의 혼술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싣게 했다. 혼술을 하며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를 했다면 뭔가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으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생각될 여지도 있다.


◆ 남편의 신고는 왜 늦어졌나

남편 A씨는 아내를 찾다가 15시간이 지난 26일 오후 3시 21분께 최씨의 언니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네티즌들은 "한 밤중에 아내 혼자 편의점에 가게 한 것이 이상하다", "3~4분 거리 편의점에 갔다 하더라도 그 밤중에 아내가 안 왔는데 잠이 오나" 등 의문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제주도에서 여성 변사체 발견이 자주 발생한다며 제주도에 체류중인 예맨 난민에 의한 범죄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경찰 측은 세화항 인근에서 최 씨의 신용카드와 슬리퍼 한 족이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실족에 따른 실종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바다에 실수로 빠졌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과 범죄 피해를 봤을 가능성 등 모든 점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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