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가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저소득층 세제 지원 강화를 통한 소득분배 개선과 격차 해소에 노력한 모습이 엿보인다. 저소득층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두 배 이상으로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 그런 점에서 주목된다. 세금이 늘어나는 종합부동산세처럼 ‘대기업·부자 증세’도 있지만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을 통해 벤처창업 활성화를 유도하려 애쓴 점도 보인다.

국세의 대부분이 망라된 19개 세법개정안은 정기국회에서 좀 더 정치(精緻)한 토론과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개별 개정안의 적절성과 시의성도 당연히 짚어봐야겠지만, 지방세까지 포함해 전체 조세제도의 균형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세제에 관한 한 정부의 ‘한 해 농사’격인 올해 세법개정안을 보면서 우려스런 것은 재정 건전성 문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때부터 재정의 역할과 공공의 기능을 강조하면서 ‘큰 정부’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기는 했다. 그래도 중장기 재정계획을 수립 점검하고 지속가능한 예산제도의 기반을 유지하는 것은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다.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확대가 긍정적인 면이 충분히 있고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은 되겠지만, 여기에서만 내년 한 해에 4조7000억원의 조세지출이 있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예산을 직접 퍼붓는 ‘재정 사업’보다는 나은 선택이라고 보지만 세수(稅收) 감소에 정부는 긴장해야 할 것이다.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지원 확대 등으로 세수가 10년 만에 감소할 것이라는 게 정부 분석이다. 안 그래도 침체 국면의 경기 여건을 볼 때 내년도 세수전망은 밝지 않다. 반면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온갖 복지지출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다른 예산 지출을 구조조정하기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 재정이 우리 경제의 안전판 구실을 하는 터에 국가채무를 늘리는 것도 위험하다. 복지 재원문제를 포함해 중장기 재정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정부의 성실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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