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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이번엔 시어머니가 운전면허를 따라고 강요하는 이유로 인해 스트레스받는 며느리 A씨의 사연이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결혼 2년 차 7개월 된 아기가 있는 A씨는 미혼시절 통근버스가 집 앞까지 오고 집에 차가 3대라 언제든 원하면 가족들이 태워다 줬기 때문에 면허를 따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동네에 마트, 병원 등 갖은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었기 때문에 '차가 있으면 더 편하겠지만 그럴 바에는 오래된 남편 차를 바꿔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문제는 시어머니가 계속해서 운전면허를 따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것.

남편은 삼교대 근무라 평소 독박 육아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면허를 딸 시간적 여유도 없는데 시어머니가 면허증을 요구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남편이 없더라도 혼자서라도 시댁에 와야 한다'

A씨는 "시댁은 3~4시간 운전해서 가야 하는 거리인데 멀고 신랑 없으면 못 가는 상황이 되니 면허를 따라고 계속 얘기하는 것 같다"면서 "시어머니는 남자는 안 와도 여자는 와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하소연했다.

A씨는 "남편이 연애하는 4년 동안도 제사에 가는 걸 본 적이 없고 심지어 부모님 생신도 모를 정도로 집안일에는 무심한 성격이었는데 왜 결혼과 동시에 며느리가 남편 쪽 제사를 챙기기 위해 갓난 아이 데리고 면허까지 따야 하느냐"면서 "시댁에서는 아들 힘든 거만 보이고 나 힘든 건 모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남자는 안 와도 여자는 와야 한다니…숨 막힌다", "시댁이 자동차로 10분 거리인데 절대 혼자서 안 간다. 백일 지난 아기 있는데 좀 더 커도 혼자는 안 갈 생각이다", "아이 키우면서 면허 따면 편하다고 말하려고 글을 클릭했는데 ㅋㅋ 따지 마라 그런 이유라면", "3~4시간 되는 거리를 7개월짜리 아이 뒤에 놓고 갈수 있나. 면허를 따더라도 부부 둘 중 한 명은 아이를 볼 수 있는 상황에만 가는 것이 좋다" 등의 조언을 전했다.

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제사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들이 상당수 있다"면서 "유독 우리 나라에서만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 각 집안마다 가풍이 있어서 원래 제사를 하는 집안의 행사는 존중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며느리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나라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행동의 자유가 있다. 전통과 인간의 관습이라는 명목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시댁에서 계속해서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아내는 이혼을 결심할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아내도 남편 집안의 사정을 이해하고 남편과 시어머니도 아내를 이해하고 강요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을듯 하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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