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창업환경·중기수출 개선" vs 중기 75% "경영위기 처했다"

26일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한지 첫 돌을 맞는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과 서민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신설한 부서가 중기부이다.

중기부는 지난 1년간 숨 가쁘게 움직였다.

관계부처와 스크럼 방식의 협업으로 64개 정책(세부과제 904개)을 추진했다.

일자리·소득주도 성장(15개), 혁신성장(40개), 공정경제(8개) 등이 주요 분야이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이 23일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의 성과를 설명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밝혔다.

그동안 펼쳐온 정책들의 성과로 창업환경이 개선됐고 중소기업 수출 또한 늘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벤처투자 금액이 증가하고 신설 법인이 늘어났다.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정부의 드라이브가 수치상에서 일부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중소기업계 현장의 기류는 여전히 차갑다.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들이 아직 이렇다 할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오히려 체감경기는 더 악화했으며 구인난 등 사업환경도 나빠졌다는 평가도 일부에서 나온다.

◇ 중기부, 소득주도성장에 초점…중소기업·창업 정책 쏟아내
중기부는 지난 1년간 소득주도성장을 이뤄내 서민경제에 돈이 돌 수 있게 하려고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좀 더 균형을 맞춰 성장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일자리 창출에 화력을 집중했다.

예컨대, 하청업체가 원재료비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 등 공급원가 변동에도 원청업체에 납품단가 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대·중소기업 간 협력성과를 현금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하거나 재직할 시 더 많은 임금을 받도록 했고, 기업 또한 청년을 고용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도입했다.

또 스마트 공장 2만개를 2022년까지 보급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정책금융에서 연대보증을 전면 폐지하는 데 더해 재기지원을 위한 전용 투자펀드 3천305억원을 조성했다.

창업기업에 세제혜택을 최대 2배로 확대하고 부담금을 면제해 창업 부담을 완화했다.

소상공인의 영업 비용을 최대한 덜어주고자 인건비, 사회보험료, 카드수수료, 세금, 임대료 등 분야를 각각 지원하는 방안 또한 마련했다.
근로자에게 직접 돈을 지급하는 일자리안정자금을 운용하고, 카드수수료 종합 개편안을 연내 완성하는 것 등이 주요 정책이다.

건물주의 갑질에 대한 대책도 내놓았다.

보증금 및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낮추고,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밖에 중기부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을 마련해 대기업의 생계형업종 진입을 차단하고, 최저임금이 인상돼 비용이 증가하는 경우 가맹점이 가맹본부에 가맹금 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중기부는 이러한 정책들의 성과로 창업환경이 개선됐고, 액셀러레이터가 급증해 법인 신설이 지난해 사상 최대(9만8천330개)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는 2조4천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이며, 올해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수출시장 다변화 등으로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2010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고, 올해도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기부는 앞으로 분야별 경청투어 등을 통해 업계와 소통하고 정책효과를 일일이 모니터링해 잘 되는 것은 더 지원하고, 개선할 것은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 현안과 일자리 창출, 규제 혁신 등 현안에 속도감 있게 대응해 '국민의 요구에 신속히 반응하는 정부'를 구현할 예정이다.

◇ 중기업계 현장 평가는 '글쎄'…75% "경영위기 처했다.

"
중기부는 분야별로 골고루 정책을 추진했고, 특히 적극적으로 업계 현장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자평했지만, 현장에서는 필요한 정책이 아닌 정부가 추진하고 싶은 정책만 눈에 띈다고 토로한다.

일례로 홍종학 장관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이 결정된 후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며 소상공인업계, 중소기업계 등과 면담했으나, 정작 현장에서 요구하는 '지역·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이유와 정부가 마련한 정책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현장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추가 채용에 따른 구인난이 부담된다고 줄기차게 호소해왔다.

한국중소기업학회조사에 따르면 청년 구직자들의 중소·벤처기업 취업 선호도는 낮은데, 공공기관(공기업)이 1순위(21%)인 반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각각 3% 미만이다.

하지만 정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장기적인 체질개선보다 단기적으로 돈을 줘가며 눈에 보이는 수치를 높이는 데 정부가 주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정부의 주요 추진 사업인 일자리 안정자금은 현장과 괴리가 있어 집행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된다.

고용보험 가입, 월급여 190만원 이하 등 지원 요건이 까다롭고 1년간 매달 10만원을 조금 넘게 주는 단기적인 제도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공장 또한 보급률이 전국 평균 3.9%에 그친다.

중기부 또한 올해 1분기 중소제조업 체감경기는 하락했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체감경기도 회복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소기업 임금은 증가했으나 대기업과의 격차는 확대되고, 제조업 구조조정 등으로 중소기업 취업자 증가 폭이 감소했다.

자영업자 소득 하위 1·2분위와 5분위 간 소득 격차가 확대됐고, 상대적인 빈곤율도 증가했다.

각종 조사에서도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업계의 경기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달 발표한 '최근 경기상황에 대한 의견조사'에 따르면 올해보다 10.9% 인상된 내년도 최저임금 8천350원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말한 응답자 비율은 74.7%로 집계됐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 상반기 매출 악화 등으로 경영위기에 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75.3%에 이르고 '양호'하다는 답변은 2.3%에 그쳤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