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협상서 아세안 등 요구…인도는 저가 중국산 공세·무역적자 우려

아시아 15개국이 인도에 관세장벽을 낮추라며 일제히 압박하고 있다고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압박이 이뤄지는 무대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테이블이다.

이코노믹타임스는 "RCEP 협상과정에서 중국 등 15개국이 인도에 90% 이상의 상품에 관세를 없애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5년 12월 발효한 한중 FTA의 경우, 품목수 기준으로 중국은 전체의 90.7%인 7천428개, 한국은 전체의 92.2%인 1만1천272개의 관세를 없애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FTA가 무역장벽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상품 분야 관세 철폐 수준이 대략 90% 이상은 돼야 한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포한 RCEP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 나라가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2016년부터 '연내 타결'을 목표로 했지만 수년째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협상에서는 인도의 '관세 장벽'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2017년 6월 기준 반덤핑 328건, 세이프가드 3건, 상계관세 2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반덤핑 규제를 하는 나라다.

만성적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 출범 이후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을 벌이며 자국산업 보호기조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에 RCEP 참여국들은 인도에 관세장벽을 낮추라고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올해 내로 RCEP 타결이라는 성과를 얻기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23일부터 27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RCEP 제23차 협상과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RCEP 관련 주요 장관회의 등이 인도와 나머지 나라들간 '관세 힘겨루기 무대'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이번 태국 협상에서 상품·서비스·투자 분야의 시장개방 협상을 심도 있게 진행하고 원산지·통관·지재권 등 일부 분야에서 조기 타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도는 현 상황에서 시장을 더 개방하면 저가 중국산 제품이 더욱 밀려들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제지인 비즈니스라인은 "인도는 아세안이 요구하는 92% 상품 관세 철폐안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울러 저가 중국산 수입 공세로 무역적자에 허덕이는 인도가 중국과 제대로 협상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상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협상 분위기가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다"며 "이번 태국, 싱가포르 협상이 RCEP 연내 타결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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