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中 저가공세에 곤두박질 → 하반기, 업황 살아나며 급반등

LCD패널값, 월드컵 효과로
공급과잉 해소되며 다시 반등

中 광저우 공장 승인도 호재
4분기 흑자전환 전망 나와
"中과 경쟁 심화" 비관론은 여전
실적 부진에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던 LG디스플레이(23,250400 1.75%) 주가가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여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 업황이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데다 미래 먹거리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에 청신호가 켜지면서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고려하면 낙관적 전망은 성급하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중국 저가 공세 주춤에 실적 청신호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500원(2.34%) 오른 2만1900원에 마감했다. 연초 3만원 선에서 출발한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28일 1만7500원까지 주저앉았다. BOE 등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LCD 라인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올해 영업적자 규모가 5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비관론이 팽배했을 때였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는 최대주주(지분율 37.9%)인 LG전자가 보유한 LG디스플레이 주식의 가치를 ‘0’으로 가정한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20여 일이 지나는 사이 주가는 마치 거짓말처럼 약 25% 급상승했다. LG전자 역시 동반 상승하며 8만원대를 회복했다.

극적인 반전 드라마는 이달 들어 LCD 패널 가격이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시작됐다. 신한금융투자와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7월 32인치 LCD TV 패널 오픈셀(반제품) 가격은 전월 대비 11.1% 올랐다. 6~7월 열린 러시아월드컵으로 TV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재고가 대부분 소진된 덕분이다.

여기에 한동안 저가 공세로 LCD 패널 가격 하락세를 주도했던 중국 업체들이 이달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리는 등 전략을 바꾼 점도 영향을 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정부 보조금으로 생산라인을 증설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국 업체들에도 수익성 악화는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이라며 “BOE 등의 전략 선회로 LG디스플레이는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 실적이 2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LG디스플레이가 올 4분기 4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흑자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830억원 적자였다. 소 연구원은 “LCD TV 패널 가격 회복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3분기 영업적자 규모도 당초 예상치인 1410억원보다 대폭 줄어든 65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사활을 걸고 있는 OLED 업황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OLED TV 패널 사업에서 1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5조원을 들여 짓기로 한 광저우 OLED 공장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이달 초 착공 승인을 내준 점도 호재다. 회사 측은 이르면 내년 말부터 광저우에서 8.5세대 OLED 패널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中 추격 뿌리치기 어려워” 반론도

다만 최근 LG디스플레이를 둘러싼 긍정적 변화가 지속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0.5배에 불과할 정도로 발생 가능한 모든 악재가 주가에 반영됐다”며 “약간의 호재에도 주가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맹렬히 추격해오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더욱 심해진 상황에서 장기적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신규 설비 가동으로 올해만 대형 LCD 생산능력이 7.9% 늘어나는 등 중장기적으로 LCD 업황은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거둘 수 있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설비투자 규모가 너무 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진 점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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