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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고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이번엔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편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다는 A씨의 사연이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는 최근 인터넷 고민 게시판에 '천식 아이 있는 집에서 담배 피우는 남편'이란 제목의 글로 못마땅한 남편의 행태를 고발했다.

네 살배기 A씨의 아이는 소아천식으로 1년째 대학병원에 다니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알레르기 약을 먹지 않으면 2분에 한 번씩 마른 기침을 하고 미세먼지가 있는 날 외출을 했다간 며칠간 고생하기 일쑤다.

A씨는 행여라도 아이 폐기능이 손상돼 평생 지금처럼 알레르기 약을 달고 살며 천식으로 고생할까 봐 노심초사 하지만 남편은 조금 생각이 다른 듯하다.

남편은 A씨가 미세먼지가 안 좋은 날 외출하지 않겠다 하면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고 못마땅해 한다.

A씨는 얼마 전 미세먼지 농도가 높던 날 시댁에 가자는 남편에게 "공기청정기도 없는 집에서 아버님은 집 안에서 담배 피우시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지 않느냐"면서 가지 않겠다고 했다가 말다툼을 했다.
한때 담배를 끊었던 남편은 요즘 전자담배로 갈아타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어느 날 A씨는 욕실에 있는 남편이 문을 열고 아이와 얘기를 나누는데 담배 냄새가 풍겨 나오는 것을 감지했다.

A씨가 "담배 피웠냐"고 묻자 남편은 "응 피웠어. 이건 수증기라서 괜찮아"라고 답했다.

화가 난 A씨는 "아이가 천식으로 1년째 약 먹고 있는데 집에서 담배 피우는 게 아빠냐, 아빠 자격도 없다"고 쏘아붙였고 남편 역시 "아이 앞에서 소리 지르는 너도 엄마 자격 없다. 그깟 일로 이렇게까지 화내는 건 분노조절 장애 있는 정신병자니 정신병원에나 가봐라"하고 나가버렸다.

A씨는 "남편은 아이 천식에 관심이 없는 건지 속상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면서 "어떻게 말하면 남편을 이해시킬 수 있겠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 같은 고민에 네티즌들은 "천식이 우습게 볼 질병이 아니다. 관리 소홀히 하면 평생 달고 살아야 되는 병이고 특히 소아천식은 철저하게 관리해야 된다", "아직도 집구석에서 담배 피우는 몰상식한 인간이 있나? 더구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자식 앞에서. 밖에 나가서도 민폐 끼칠 유형이다", "나도 남자고 유부남이지만 천식 있는 자식 앞에 담배 피우는 게 사실이라면 죄송하지만 쓰레기 남편하고 사는 것이다", "우리 남편 같은 쓰레기가 여기도 있네. 아이가 거실에서 노는데 작은방에서 담배 엄청 피워댄다", "우리 남편도 집에서 담배 피우는데 아무리 말해도 안 듣고 매일 싸우니까 이혼하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아이 때문에 차마 이혼은 못하겠고 고민만 하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흡연 자체가 이혼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 변호사는 "부부라도 각자의 기호나 자유가 있으니까 흡연이나 음주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흡연의 자유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에서 인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특히 가족인 자녀의 건강에 해를 끼치고 더욱이 흡연이 치명적인 천식인 자녀가 있는 집안에서 흡연을 하는 것은 너무나 무식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고 이러한 행동으로 갈등이 심해질 경우 이혼까지 고려할 수 있다"면서 "헌법상의 기본권이나 법률상 권리도 타인의 기본권이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가족간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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