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9개월 만에 1심 마무리

'특활비 수수' 뇌물혐의는 무죄

국정농단 2심 내달 24일 선고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고 대통령 재임 시절 옛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앞선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선고받은 24년까지 합하면 박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형량은 총 32년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20일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에 징역 6년과 추징금 33억원, 공천 개입 혐의에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 공판은 지난 4월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때와 같이 TV로 생중계됐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3년 5월~2016년 9월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통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총 35억원의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혐의에 대해 국고 손실과 뇌물 혐의를 함께 적용했다. 2016년 치러진 4·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공천에 불법 개입한 혐의도 받는다.

법원은 국정원 특활비 수수와 관련해 국고 손실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장들이 특별사업비를 피고인에게 지급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업무와 관련해 실제로 피고인의 도움이나 지원이 필요한 현안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뇌물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특활비가 한꺼번에 거액으로 지급된 게 아니라 매달 정기적으로 청와대에 건너간 것을 보더라도 통상의 뇌물 사건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전직 국정원장들 재판에서 뇌물공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과 같은 취지다.
국고 손실 유죄로 인정된 금액은 검찰 공소사실에 기재된 35억원 중 2억원을 제외한 33억원이다. 재판부는 2016년 9월 특활비 상납이 중단됐다가 다시 전달된 2억원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의 지시와 무관하게 이병호 전 국정원장과 이헌수 전 기조실장 등이 자발적으로 지급한 것으로 봤다.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선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 인물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국민에게서 받은 권력을 남용하고 대의제 민주주의를 훼손할 뿐 아니라 정당의 자율성을 무력화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검찰은 항소하겠단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 자신이 직접 지휘관계에 있는 국정원장에게 받은 수십억원은 대가성이 없어 뇌물이 아니라는 1심 선고를 수긍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은 모두 마무리됐다. 가장 가까운 국정농단 2심 선고는 다음달 24일 내려진다. 이날 열린 국정농단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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