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공천개입' 선고에 곳곳서 한숨…구호 외치다 제지당해
제부 신동욱 "재판부 판단 존중…전 정권도 공정하게 수사해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에는 피고인인 박 전 대통령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신 그의 지지자들이 법정을 가득 메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2시께부터 박 전 대통령의 특활비 뇌물 사건과 공천 개입 사건 1심 선고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대신 3명의 국선 변호인이 선고 결과를 들었다.

선고가 이뤄진 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의 150석은 몇몇 빈자리만 남겨두고 거의 들어찬 모습이었다.

방청객 대부분은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었다.

10여명의 법정 경위와 법원 관계자들이 법정 안 곳곳에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방청석 앞쪽에는 카메라 2대가 설치돼 TV 생중계를 위해 법대를 비췄다.

재판이 시작된 후 약 45분이 지난 후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에게 두 사건에 대해 총 징역 8년과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하자 방청석에서는 깊은 한숨 소리가 들렸다.

이어 법정 안에서 "이게 법이냐", "인민재판 중단하라", "무죄 대통령 석방하라"고 외치다 경위들의 제지를 받았다.

재판이 열린 중앙지법 1층 로비에서는 법정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약 10명이 법정에 들여보내 달라며 한동안 소란을 피웠다.

이들은 끝내 법정에 들어가지 못하자 1층 로비의 텔레비전으로 재판 생중계를 보면서 쉬지 않고 재판부와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는 고성으로 험한 욕설을 거듭하다가 경찰로부터 '다중이 이용하는 곳이니 욕설은 자제해 달라'는 제재를 당하기도 했다.

로비에서 TV를 보던 보수단체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는 "국정농단은 물론 특활비 국고손실 유죄도 인정할 수 없다"면서 "한 나라 대통령이 국민 5천만명을 다스리는데 30억여원 정도는 쓸 수 있지 않나.

문재인 정부도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 바깥에서는 친박보수단체 회원들이 박 전 대통령 무죄를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를 열었지만, 지난 4월 '국정농단' 혐의 1심 선고 때 1천여명이 운집했던 것과 달리 이날 모인 인원은 10여명에 불과했다.

이들은 '국정농단도 거짓이요 뇌물죄도 거짓이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박 전 대통령 무죄 석방을 요구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가족 중에선 그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만 유일하게 법정을 찾았다.

신 총재는 재판이 끝난 뒤 "이번 선고의 쟁점은 특활비 뇌물 수수 부분으로 이현령비현령식 선고였다.

어쨌든 이 사건에 대한 재판부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정권의 국정원 특활비 부분도 공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이 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재판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므로 가족 입장에서는 대통령과 뜻을 함께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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