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의 불신임투표…야당, 내년 총선 앞두고 정치 이슈 제기

인도 의회에서 20일(현지시간) 2003년 이후 15년 만에 내각 불신임투표가 진행된다고 현지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2014년 출범한 모디 정부로서는 첫 번째 불신임투표에 직면한 셈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인도에서는 의회(하원)의 내각 불신임결의가 통과되면 내각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의회를 해산해야 한다.

다만,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인도국민당(BJP)이 하원의 과반수를 장악하고 있어서 내각불신임이 가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현지 언론은 내다보고 있다.

야당은 이번 불신임투표를 통해 여러 이슈를 제기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 공세를 강화하려는 모양새다.

이번 내각불신임 투표안은 모디 정부의 지방 실정(失政) 등을 문제 삼은 야당 텔루구데삼당(TDP)의 주도로 제출됐다.

지난 18일 하원의장인 수미트라 마하잔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투표가 성사됐다.

인도 유력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하원 총 재적 의원 수는 544명이며 공석 등을 제외하면 534명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가운데 BJP의 의석은 273석으로 절반을 훌쩍 넘으며 BJP 연정 의석까지 포함하면 모디 총리 우호 세력 의석수는 314석으로 늘어난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설명했다.

의석수로만 따지면 이번 불신임투표의 결과는 이미 부결이 예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런데도 야당이 불신임투표를 강행하는 것은 모디 정부의 아픈 부분을 들춰내 내년 총선 관련 정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모디 정부는 최근 잇따른 여성 성폭행 문제를 비롯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짜 뉴스 폐해, 잠무-카슈미르주의 정치적 불안정 등 여러 이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모디 정부는 최근 안드라 프라데시 주(州)와 잠무-카슈미르 주에서 각각 텔루구데삼당, 잠무-카슈미르 국민민주당(PDP) 같은 중요한 지역 세력과 연대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학생, 농부, 달리트(불가촉천민) 등의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모디 정부에 부담이다.

와중에 야권은 '모디 총리 재집권 저지'라는 깃발 아래 연대 움직임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실제로 BJP는 지난 5월 남부 카르나타카 주 의회 선거에서 승리하고도 야당 연정에 주 정부를 내줬다.

BJP는 전체 222석 가운데 104석을 차지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결국, 연방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지역정당 자나타달-세큘러(JDS)와 연정에 성공, 주 정부를 장악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BJP 관계자는 일간 힌두스탄타임스에 "예산안 논의 등 중요한 사안에 전념하려면 불신임투표 관련 이슈가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INC 측은 블룸버그 통신에 "이번 불신임투표를 여성 안전, 농부의 고충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정치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