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르다 직접 나와봤는데 말이 안나와"
"이렇게 일해서 경제발전 어떻게 하나"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서 경제부 등 지도부 질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섬유와 종이 등을 생산하는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을 시찰하며 "공장 책임일꾼들이 주인 구실을 똑똑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엄하게 질책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공장 간부의 설명을 듣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를 경제시찰하면서 격노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 위원장이 함경북도 어랑군의 수력발전소인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을 비롯해 염분진호텔 건설현장, 온포휴양소, 청진가방공장 등 함경북도의 경제관련 현장 총 8곳을 돌아본 소식을 연이어 보도했다.

어랑천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김 위원장은 댐 건설을 시작한 지 17년이 되도록 총 공사량의 70%만 진행된 점을 지적하며 공사가 진척되지 않는 원인을 파악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

그는 내각 책임일꾼들이 최근 몇 해 사이 댐 건설장에 한 번도 나와보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고 격노하며 "도대체 발전소 건설을 하자는 사람들인지 말자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벼르고 벼르다 오늘 직접 나와보았는데 말이 안 나온다. 문서장만 들고 만지작거렸지 실제적이며 전격적인 경제조직사업 대책을 세운 것은 하나도 없다"는 등 내각 관계자들에게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에 우리 당 중앙위원회는 주인답지 못하고 무책임하며 무능력한 사업태도와 만성적인 형식주의,요령주의에 대하여 엄한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더더욱 괘씸한 것은 나라의 경제를 책임진 일꾼들이 발전소 건설장이나 언제(댐) 건설장에는 한 번도 나와보지 않으면서도 어느 발전소가 완공되었다고 하면 준공식 때 마다는 빠지지 않고 얼굴들을 들이미는 뻔뻔스러운 행태"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내각을 비롯한 경제지도기관 책임일꾼들도 덜돼 먹었지만 당 중앙위원회 경제부와 조직지도부 해당 지도과들도 문제가 있다", "이렇게 일들을 해 가지고 어떻게 당의 웅대한 경제발전 구상을 받들어 나가겠는가"라며 경제정책 지도를 맡은 노동당의 업무 태도도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의 생산현장과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통신에 따르면 1981년 6월 5일 김일성 주석의 교시로 건설이 시작된 어랑천발전소는 13만4천㎾의 총 발전능력을 보유할 계획이지만, 30여 년이 지나도록 완공이 되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격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청진가방공장을 방문해서는 "당의 방침을 접수하고 집행하는 태도가 매우 틀려먹었다"며 함경북도 당 위원회를 질책했다.

특히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가방공장을 건설할 당시 도당위원장 사업을 하였던 일꾼과 도들의 가방공장 건설사업을 올바로 장악 지도하지 못한 당 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의 사업을 전면 검토하고 엄중히 문책하고 조사할 데 대한 지시를 주시었다"며 후속 문책이 뒤따를 것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함경북도 경성군의 온천 휴양소인 온포휴양소를 방문해서도 욕조가 "물고기 수조보다도 못하다, 정말 너절하다"고 지적하고, 염분진호텔 건설 현장에서도 "(건설을) 미적미적 끌고 있는 것은 대단히 잘못되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북한 매체에 보도된 북·중 접경 신의주의 화학섬유공장과 방직공장 시찰에서도 강도 높은 언사로 간부들을 질책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섬유와 종이 등을 생산하는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을 시찰하며 "공장 책임일꾼들이 주인 구실을 똑똑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엄하게 질책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은 간부들을 질책하는 듯한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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