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만들어낸 히트상품
'혼냉족' 늘며 손선풍기 이용 급증
1천만개 팔려…외국인에도 인기

에어컨 순환 돕는 서큘레이터
몸에 붙이는 쿨링 시트까지
무더위 아이디어 상품 쏟아져

생수 '삼다수' 마트서 품귀 현상
커피 등 아이스음료도 특수 '톡톡'

손에 들거나 목에 걸고 다니는 선풍기. 손선풍기, 손풍기, 핸디선풍기라고도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일부 젊은이만 쓰는 제품이었다. 올해는 길거리, 사무실, 학교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최소 한 가정에 하나 정도는 있는 ‘국민템’이 됐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포털에 손선풍기를 치면 검색되는 제품만 20만 개가 넘는다. 폭염이 만들어낸 히트상품이다. 손선풍기뿐 아니다. 몸에 뿌리는 쿨링 스프레이, 붙이는 쿨링 시트 등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음료 시장에서는 생수 삼다수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커피전문점에서는 아이스 음료가 1주일에 100만 잔 넘게 팔리기도 했다.

1000만 개 팔린 ‘국민템’ 손선풍기

올여름 ‘쿨링템(쿨링+아이템)’ 중 최고는 손선풍기다. USB로 충전한 뒤 부채처럼 들고 다니며 얼굴에 바람을 쏘이는 제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들고 다니다가 사무실에서 거치대에 꽂거나 받침대를 펼치는 식으로 고정해 쓸 수 있는 제품이 트렌드”라고 전했다. 이들 제품은 인터넷, 노점상, 편의점, 서점 어디서나 살 수 있다. 제조사 이름이 없는 제품도 많아 정확한 판매 집계는 나오지 않는다. 업계는 대략 1000만 개 이상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가 상품이 인기를 끌자 대형 유통·제조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GS홈쇼핑이 마블과 공동 기획해 내놓은 ‘어벤져스 손선풍기’는 비교적 ‘고가’임에도 올해 10만 대가 넘게 팔렸다. 아이리버는 배터리 폭발 문제를 막기 위해 LG화학의 배터리를 장착한 제품을 내놨다. 아이리버 손선풍기는 올해 50만 대가 팔렸다. 휴대폰 케이스 등 모바일 액세서리를 제조하는 슈피겐코리아도 지난달부터 손선풍기 판매에 나섰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도 손선풍기는 인기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여행객들도 제품을 사들고 가고,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영국 영화배우 사이먼 페그도 팬들로부터 손선풍기를 선물 받았다.

올여름 폭염으로 손선풍기가 사무실, 학교, 가정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기 제품이 됐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17일 직장인들이 손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냉방효과 높이는 서큘레이터 인기

다이소가 내놓은 저가 쿨링 제품도 인기다. 얼굴이나 목 등에 붙이는 1000원짜리 쿨링 시트는 1주일에 1000개씩 팔리며 대박상품이 됐다. 에탄올과 멘톨 성분이 있어 한 번 뿌리면 한두 시간 동안 시원한 느낌을 주는 쿨 스프레이도 올여름 인기 제품이라는 게 다이소 측 설명이다.
찬 에어컨 바람을 멀리 보내주는 서큘레이터는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큘레이터 국내 1위 신일산업은 홈쇼핑을 통해 한 시간 만에 11억원어치를 판매하기도 했다. 올해 6월부터 지금까지 판매량만 127만 대에 달한다.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서큘레이터 ‘스타일리스 DC모터’도 주부들 사이에 화제가 된 히트상품이다. 선풍기보다 시원하고, 에어컨을 켜면 냉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서큘레이터는 폭염의 새로운 수혜 제품이 됐다.

이 밖에 냉매가 들어 있는 쿨매트와 선선한 곳에 두기만 하면 저절로 시원해지는 쿨방석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열대야로 쿨매트를 깔고 자려는 사람들이 찾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1인용 냉온수매트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3% 늘었다”고 밝혔다. 자동차용 쿨시트도 방석 형태로 나와 운전을 오래 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순정품은 수십만원이지만 3만~ 4만원이면 부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침대는 잠을 자는 중에도 땀을 흡수하고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 매트리스커버 ‘스마트 슬리브’를 새로 내놓았다. 입체 직물 구조를 써 통풍과 환기가 잘되도록 한 제품이다.

스타벅스 아이스커피 1주일 265만 잔

음료 시장도 폭염의 영향권에 들었다. 슈퍼마켓과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삼다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삼다수는 수원지가 한 곳이고, 하루 취수 허가량이 정해져 있어 여름이면 공급이 부족했다. 올해는 생수 판매가 두 자릿수 증가해 품귀 현상까지 빚어진 것. 음료업계는 통상 낮 최고기온이 28~29도면 과일 주스와 탄산음료가, 29~32도 사이에는 빙과류와 아이스커피가 잘 팔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33도 이상 폭염일 때는 생수 판매가 크게 늘어난다. 다른 음료로는 순간적 갈증밖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도 판매 기록을 세우고 있다. 작년 내놓은 콜드브루는 지난 한 주간 100만 잔이 넘게 팔렸다. 같은 기간 아이스아메리카노는 165만 잔이나 팔렸다. 1주일 판매량으로 따지면 아이스커피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고 스타벅스는 밝혔다.

이우상/김보라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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