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역력…송영무 국방장관 "대통령 말씀은 엄중한 명령"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촛불계엄' 문건에 적시된 군부대 지휘관들이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관련 자료 제출 지시 발표가 나온 지 5시간 만에 한자리에 소집됐다.

우선 송영무 국방부 장관 지시로 이날 오후 4시 국방부 대회의실로 긴급 소집된 지휘관들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회의장의 분위기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먼저 도착한 일부 지휘관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업무 수첩이나 보고 문건을 유심히 살피기도 했다.

이들 지휘관은 오전 11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문 대통령의 관련 자료 제출 지시를 발표한 지 5시간이 채 안 돼 국방부에 속속 도착했다.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처럼 미리 예고되지 않았지만, 신속히 움직인 데는 문 대통령의 지시와 더불어 문건 파장이 매우 엄중하다는 것을 인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충북 증평의 한 공수부대 지휘관은 낮 12시50분에 부대에서 출발해 회의 시간 이전에 국방부에 도착했다고 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국방부·기무사와 각 부대 사이에 오고 간 모든 문서와 보고를 대통령에게 즉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는 국가안보실을 통해 국방부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청와대로부터 문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받고, 즉각 육군본부에 기무사 문건에 언급된 부대 지휘관 뿐아니라 위수령과 계엄령 발동시 관여되는 부대 지휘관들도 소집에 응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회의장에는 송영무 장관, 서주석 차관이외에 정경두 합참의장,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이석구 기무사령관, 김정수 수방사령관, 남영신 특수전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수도기계화사단장, 8·11·20·26사단장, 30사단 부사단장, 2·5기갑여단장, 1·3·7·9·11·13 공수여단장, 특전사 707특임대대장의 좌석도 보였다.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에 언급된 부대 지휘관들이 모두 모인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부대 가운데 11사단 2·5기갑여단, 7·11·13공수여단 등의 좌석도 있었지만, 이들 부대는 기무사 문건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실제 계엄령 발령이나 준비 때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에 포함되어 소집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부대 지휘관들은 작년 3월 작성된 기무사 문건과 관련해 기무사와 국방부, 육군본부, 상급부대와 주고받은 관련 문서와 보고 내용을 모두 제출해야 한다.

기무사가 작성한 '촛불시위 계엄령' 문건에는 위수령 발령시 증원 가능한 부대로 기계화 5개 사단(8·20·26·30사단·수도기계화사단), 특전 3개 여단(1·3·9여단)과 707 특임대대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어 문건에는 계엄령을 발령해 계엄사령부를 편성할 때는 계엄 수행 군은 기계화 6개 사단, 기갑 2개 여단, 특전 6개 여단 등이 맡도록 하고 있다.

회의장에서 송영무 장관은 비장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군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이번 기회에 완벽히 끝내기 위해서 모든 지휘관은 대통령님 말씀이 엄중한 명령임을 명심하여야 하겠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어 "각 부대 지휘관들에게 2017년 당시의 계엄령 관련, 준비·대기·출동명령 등 모든 문건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최단시간 내에 제출할 것을 명령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송 장관이 각급 부대 지휘관들에게 '명령한다'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무문건을 초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특별수사단의 수사 선상에 오른 송 장관의 복잡한 심경이 묻어있는 말이란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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