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옥 입주 후 상권 활기

용산우체국 인근 식당·카페 등
유동인구 크게 늘자 개업 급증

건물신축·리모델링 제약도 없어
용산공원 호재…임대료 '껑충'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들어서면서 인근 이면도로에 식당과 카페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민경진 기자

16일 점심시간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한적했던 이면도로가 서너 명씩 무리를 이룬 회사원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주변 오피스 건물에서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이다.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은 주변 카페에 들러 이야기꽃을 피웠다. 지난해 11월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들어서고 난 뒤 한강로2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2년 전 이곳에서 카페를 개업한 이건희 씨는 “아모레퍼시픽이 오면서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며 “수십 년째 멈춰있던 동네가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용리단길’ 거듭나는 한강로2가

신용산역 1번 출구와 삼각지역 3번 출구 사이 한강로2가 및 용산우체국 주변 이면도로에 새로운 상권이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하 7층~지상 22층 규모의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입주를 시작하면서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들어서면서 인근 이면도로에 식당과 카페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민경진 기자

한강로2가 일대는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여 있는 주변 구역들과 달리 건물 신축이나 리모델링이 자유로운 편이다. 대형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면서 상권 수요가 증가하자 일부 건물주가 기존 업무·주거용 건물을 카페, 식당 등으로 용도 변경하기 시작했다. 용산구에 따르면 한강로2가 일대 건축물 용도 변경 건수는 지난해 하반기 9건을 기록했다. 2016년 하반기엔 1건에 불과했다. 올 상반기에도 5건의 용도 변경이 이뤄졌다.

최근 개업한 식당이나 카페는 주로 용산우체국 인근에 밀집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1번 출구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이다. 올 들어 일본식 카레 전문점 ‘모나미카레’, 중식집 ‘일일향’, 카페 ‘브로일링커피컴퍼니’ 등이 문을 열었다. 낡은 건물을 업종 특색에 맞게 개조해 전용면적 30~40㎡ 규모의 식당이나 카페로 꾸민 사례다. 인근에서 펍을 운영하는 A씨는 “다른 중심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세가 싼 데다 고정 수요도 풍부하다”며 “앞으로 용산 민족공원이 조성되면 이 일대를 찾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변 회사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신용산역 인근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는 B씨는 “회사 건물 지하 아케이드보다 가격이 대폭 저렴하고 메뉴도 색다르다”며 “동료들은 이곳을 ‘용리단길’로 부른다”고 말했다.
억대 권리금 붙어

신용산역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용리단길’ 일대 1층 상가전용 33㎡ 규모 점포 임대료는 월 150만~180만원 수준이다. 보증금은 5000만~6000만원 정도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작년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입주 전후로 주변 임대료가 30만원 정도 상승했다”며 “지금은 33~49㎡ 규모 상가 임대료가 최고 200만원 수준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앞 의류상가 점포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억원을 웃도는 권리금이 형성됐다. 30여 년 전 지어져 주로 헌 옷을 파는 상점들이 들어섰던 건물이다. 이 건물 1층에 입점한 ‘밀크+허니’ 문성환 대표는 “지난 2월 개업 전부터 이미 억대 권리금이 붙어 있었다”며 “그럼에도 창업을 문의하는 전화가 매일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은 젠트리피케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한강로2가에서 9년째 전용 80㎡ 2층 규모의 카페 겸 바를 운영하는 C씨는 “아모레퍼시픽이 들어오고 매출은 늘었지만 올 들어 임대료도 30%가량 올랐다”며 “기존에 낡고 오래된 카페들은 새 가게에 밀려 폐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라는 랜드마크와 주변 개발로 상권 형성 도입기가 시작됐다”며 “업종 다양화 등으로 외부 인구를 끌어들이면 규모 있는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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