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트 프랜차이즈로 시작

요거트메이커 200만대 판매
홈쇼핑 통해 급성장

기업가치 높인 후 M&A 나서
건강기능식품 업체 인수

'황후의 보이차 다이어트'
유산균이 주력 제품

김진석 휴럼 사장이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전기가 필요 없는 요거트 메이커’를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서울 가산동에 있는 휴럼(10,1000 0.00%)은 건강기능식품 회사다. 과거 주력 제품은 요거트 제조기였다. 이 제품을 판매하던 후스타일이 휴럼과 합병했다. 후스타일의 전기가 필요 없는 요거트 메이커는 200만 개나 팔렸다. 현재 간판 제품은 유산균과 40~50대를 겨냥한 ‘황후의 보이차 다이어트’다.

김진석 휴럼 사장은 “기업은 정체해 있으면 망할 수밖에 없다. 항상 성장을 이끌 다음 제품은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후속 전략을 준비하다

김 사장은 2000년대 초 요거베리란 카페를 열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해외 20여 개국에 매장을 내며 2012년 무역의 날 수출상도 받았다.

국내에서는 자금력의 한계로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김 사장은 해법을 찾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매년 150권가량의 책을 읽는다. 비싼 컨설팅을 받는 것보다 책을 보고 해법을 찾았다. 미국 프랜차이즈들을 연구한 결과 두 가지 성장 전략을 찾아냈다. 하나는 제품을 통한 성장이고, 다른 하나는 인수합병(M&A)이었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커피뿐만 아니라 텀블러, 커피메이커도 판매한다.

김 사장은 제품으로 승부하기로 했다. 요거트 메이커를 제작해 팔기로 하고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기존 요거트 메이커를 잘 쓰지 않는 이유를 알아냈다. 이유는 귀찮다는 것이었다. 밥솥 같은 필수품이 아닌데 발효시키고, 청소하는 과정 등이 복잡했다. 이를 해결한 제품을 내놨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청소가 쉬운 제품이었다. 열 대신 뜨거운 물을 사용했다.

판매망은 주부들이 주로 보는 홈쇼핑을 선택했다. 홈앤쇼핑의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 ‘일사천리’를 통해 기회를 잡았다. 김 사장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제품을 홈쇼핑에서 성공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연구했다. 홈쇼핑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는 브랜드, 사은품, 쇼호스트였다. 사은품만 그가 어떻게 해볼 수 있었다. 첫 사은품으로 키친아트 무선주전자를 택했다. 김 사장은 “소비자가 ‘저 제품은 대략 얼마 정도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준거가격을 활용했다”고 했다. 무선주전자는 4만~5만원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용했다. 3만9800원짜리 요거트 메이커를 사면 주전자를 사은품으로 줬다.
물량도 조절했다. 흰색과 핑크색 두 가지 색상 가운데 핑크색 물량을 소량 제작했다. 핑크색이 조기에 매진되자 주력인 흰색 제품 판매에 가속도가 붙었다. 첫 방송 18분 만에 준비한 수량을 모두 팔았다. ‘대박’이었다.

인수합병 통해 성장 발판 마련

김 사장은 홈쇼핑 판매가 한 번 꺾이면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음을 준비했다. 실제 요거트 메이커는 판매량 100만 대를 넘어서자 잘 팔리지 않기 시작했다. 준비한 작전을 썼다. 개발해둔 치즈메이커를 얹어주기로 했다. 판매량이 150만 대까지 늘었다. 200만 대까지는 유산균을 활용했다. 발효에 필요한 유산균을 오래전 개발했지만 판매하지 않다가 브랜드를 인정받고, 판매 확대가 필요할 때 활용한 것이다.

한창 요거트 메이커가 많이 팔릴 때 그는 인수합병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요거트 제조기는 무한정 팔리는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홈쇼핑을 통해 이름이 알려졌을 때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다. 투자자에게 투자받고, 건강기능식품 업체 휴럼도 인수했다. 휴럼은 현금 없이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 프랜차이즈로 시작해 요거트 메이커로 이름을 알린 뒤 M&A를 통해 계단식으로 성장하는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은 450억원에 달했다.

김 사장은 경영전략, 발명, 아이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책 4000여 권을 읽었다. 책에서 배운 것을 사업에 활용한다. 논문도 열심히 본다. 휴럼 사무실 곳곳에는 책장이 놓여 있다. 그는 “혼자 창업해 회사를 키우면서 책의 힘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신제품 개발에 큰돈을 들이는 것을 김 사장은 꺼린다. 그는 “하이테크 제품은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고 수익을 올리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로테크 제품은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어 당장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며 “이 분야에서 기능을 개선하거나 원가를 줄이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찾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황후의 보이차 다이어트는 직원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개발한 제품”이라고 김 사장은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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