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9%로 수정 발표했다. 국책·민간 연구소 대부분이 올해 2%대 성장을 전망하고 있는 와중에 정부와 한국은행 정도만 3.0% 성장을 고수했는데 결국 한은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주된 이유는 투자 둔화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2.9%로 예상했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1.2%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증가율(14.6%)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경제 성장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다. 미래를 보고 생산 시설을 늘리면 그 과정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생산 고용 소비 등이 연쇄적으로 늘게 마련이다. 이런 연쇄작용이 상호 선순환을 이루면 경제 전체에 활기가 넘치게 된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는 이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를 보고 투자를 늘리는 기업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배구조 개편’에 ‘재벌 개혁’에 ‘갑질 근절’ 등으로 기업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검찰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사정기관이 총출동해 이틀이 멀다 하고 기업을 뒤지고 또 뒤진다. 생존이 문제인 판에 어느 기업이 미래 투자를 생각할 수 있겠나.

투자가 사실상 멈춘 경제에서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미·중 통상전쟁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지만 지난 50여 년간 숱한 대외 역경을 뚫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게 한국 기업들이다. 그런 기업들에 외부 악재는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기업을 옥죄고 죄악시하는 지금 한국 내 사회 분위기가 더 문제다. 경제 곳곳에 비상벨이 울리자 정부가 뒤늦게 규제개혁이니 혁신성장이니 하며 뒷수습에 한창이다. 소득주도 성장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자 포용성장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해법은 간단하다. 기업을 자유롭게 놔두면 투자는 늘고 성장은 저절로 따라온다. 답은 간단한데 자꾸 엉뚱한 데서 길을 찾으려 하니 모두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