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513억 순매수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강세

美·中 무역전쟁 여파
국내 반도체株 반사익 전망도
미국 나스닥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탈환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물결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 부품을 수출하는 국내 반도체 업체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IT는 무역전쟁 무풍지대”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84포인트(1.13%) 오른 2310.90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9일 이후 10거래일 만에 23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투자자가 1513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는 각각 249억원, 131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가 1.39%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무역전쟁 여파로 정유, 철강 업체들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아직 연고점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일명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 주식은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무역전쟁의 영향을 덜 받는 IT주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IT주 강세는 국내 증시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76,7002,400 -3.03%)는 전날보다 3200원(3.74%) 오른 8만8800원에 장을 마치면서 9만원대 탈환을 눈앞에 뒀다. 삼성전자(47,400150 0.32%)도 2.20% 올랐다. 삼성전기(145,0001,000 -0.68%)는 4.17% 상승한 16만25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LG전자(69,500500 0.72%)(3.19%), 삼성SDI(1.50%) 등 다른 IT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5조원대를 돌파했을 것”이라며 “최근 달러 강세도 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 업체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평가 매력 부각

증권가에서 IT 비관론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당초 중국 IT기업의 대미(對美) 수출이 줄어들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도 피해를 입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이 되레 이득을 볼 것이라는 ‘역발상 분석’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산 컴퓨터와 휴대폰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업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핵심 문제로 여기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국내 업체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의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마이크론은 올 들어 34.8% 올랐지만 SK하이닉스의 상승률은 16.1%에 그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비슷한 점유율을 갖고 있는 마이크론과 실적 성장 속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비교해볼 때 지금의 주가는 매우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미국 주식형 펀드는 최근 석 달간 7.11%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6.68%)와 글로벌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3.19%)을 크게 앞선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미국 펀드 중 5개는 나스닥시장에 투자한 펀드였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선진국 증시 중 나스닥 시장의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이 25.8%로 가장 높기 때문에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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