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SUV의 정석다운 상품성 갖춰
-차급 이상의 공간, 호불호 없는 외관, 수준급의 주행성능

폭스바겐 2세대 티구안이 6월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지난 2년 가까웠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다. 이 같은 흥행은 예견됐었다. 폭스바겐이 '디젤 게이트'라는 유례없는 위기를 딛고 일어서게 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1세대 역시 국내에서 수 차례 베스트셀링카에 올라 신형 티구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남달랐지만 최근 우후죽순 등장하는 경쟁 SUV를 감안하면 복귀 성적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신형은 새로운 플랫폼 적용으로 외관 뿐 아니라 차급을 뛰어넘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SUV로 재탄생했다. 기존에 없던 최첨단 안전 및 편의품목을 적용하고도 1세대와 동일한 가격을 책정하며 무섭게 판매를 끌어올리고 있다. 수입 베스트 SUV를 넘어 'SUV의 대명사'를 목표로 하는 폭스바겐 2세대 티구안을 시승했다.


▲스타일
신형은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MQB 플랫폼을 적용한 첫 SUV다. 길이 4,485㎜, 너비 1,840㎜로 1세대 대비 55㎜ 길고 30㎜ 넓다. 실내 공간과 직결되는 휠베이스는 76㎜ 늘어난 2,680㎜다. 높이는 40㎜ 낮은 1,665㎜다. 이런 조치로 덩치는 커졌지만 디자인으로 역동적인 비율을 완성했다. 공력 성능도 높였는데 사이드 미러의 하우징을 개선해 해당 항목의 공기 저항을 40% 줄였다.



디자인의 주제는 강렬한 직선이다. 차체 곳곳에 새긴 라인은 마초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각진 범퍼 디자인, 그리고 그릴과 이어진 헤드램프에서 안정감과 무게감이 느껴진다. 도심형 SUV를 표방한 1세대 디자인이 젊은 감성을 표현했다면 2세대는 도심형 SUV와 오프로더 이미지에 모두 부합한 외관을 갖췄다. 다소 단촐했던 1세대와 달리 후면 역시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를 듬뿍 넣었다. 특히 수평 라인을 강조한 리어 램프에서 당당함도 엿볼 수 있다.


확 바뀐 외모와 달리 실내는 기존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 유지했다. 스티어링 휠 역시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게 투박하다. 하지만 적재적소에 배치된 버튼, 디지털화 한 계기들은 온전히 운전자를 배려했다. 특히 운전석 중앙의 디지털 액티브인포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탑재는 인상적이다. 고급 소재를 쓰지 않았지만 부족하다는 느낌보다 필요한 것들만 갖춰 알차다는 기분이 든다.




무엇보다 차급을 넘는 공간이 인상적이다. 특히 2열은 높이를 낮췄음에도 이전 대비 헤드룸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무릎 공간도 넉넉해 중형급 SUV가 크게 부럽지 않다. 시트 등받이는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앞뒤로 슬라이딩도 된다. 덕분에 적재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SUV로서 좋은 상품성이다. 1열 시트 뒤에는 간이 식탁까지 달아 간단한 식사와 노트북 등을 올려 놓고 업무도 볼 수 있다. 트렁크는 2열 시트를 앞으로 밀면 615ℓ, 접을 경우 최대 1,655ℓ까지 커진다. 트렁크 플로어는 2단으로 높이를 선택할 수 있어 적재 시 큰 도움을 줄 듯하다.



▲성능&상품성
파워트레인은 2.0ℓ디젤 엔진과 7단 DSG 변속기를 조합했다. 성능은 최고 150마력, 최대 34.7㎏·m다. 4WD 시스템인 '4모션'을 적용한 시승차의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3.1㎞를 확보했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9.3초, 최고 속도는 200㎞/h다.


신형에 탑재된 2.0ℓ TDI는 유럽에서 150마력 외에 최고 115, 190, 240마력 등 4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개인적으로 190마력 엔진이 국내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 탓에 국내 버전의 성능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실제 주행에 나서자 덩치에 맞지 않게 의외로 경쾌한 몸 놀림을 구현한다. 점차 속도를 붙여도 오히려 약간의 여유가 느껴질 정도다. 덩치가 커졌음에도 50㎏에 달하는 체중 감량이 효과를 본 듯하다.

직선 가속 능력도 이전보다 향상된 느낌이다. 시속 150㎞ 이상까지 답력에 맞춰 속도를 높여나간다. 곡선 주행도 덩치를 감안하면 수준급이다. 골프 같은 민첩함은 아니지만 SUV임에도 일반 승용차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속도 반응형 스티어링 휠은 일반 주행에서 가볍다고 느꼈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묵직해 안정감이 느껴진다.



주행모드는 효율을 위한 에코모드, 역동성을 위한 스포츠 모드가 별도로 마련됐지만 모드별 체감 차이는 뚜렷하게 와 닿지 않는다. 7단 DSG의 경우 저단 뿐 아니라 6단에서 7단으로 시프트업이 될 때도 제법 빠른 편인데, 효율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4모션 프레스티지는 일반 2WD보다 11㎜ 더 높여 험로 주행에 대비했다. 일반 주행에서는 앞바퀴만 움직이지만 구동력을 잃을 수 있는 순간 뒷바퀴가 순간적으로 개입해 안전을 확보한다. 4모션 액티브 컨트롤은 온로드, 오프로드, 오프로드 인디비주얼, 스노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하며 오프로더의 위용도 자랑한다.

신형은 이전에 없던 다양한 편의 및 안전품목을 마련해 상품성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액티브 본넷, 전방 추돌경고, 긴급제동, 보행자 모니터링, 차선유지보조 등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그 중 반자율주행 기능으로 불려도 손색 없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는 적응형 정속주행기능과 차선유지보조 기능이 결합된 것으로, 전방 차와 간격을 유지하고 차선 유지를 보조해 교통 정체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최근 볼보에서 국내에 내놓은 제품군에 첨단 편의 품목을 기본으로 탑재하며 상품성을 대폭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신형 티구안 역시 이에 못지 않다.


▲총평
디자인과 주행성능, 상품성 등 대부분의 요소를 살펴봤을 때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을 듯하다. 개성이 도드라지지 않지만 마땅한 단점도 떠오르지 않는다. 1세대 티구안이 수입차임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과 가격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2세대는 수입차라는 타이틀을 떼고도 패밀리 SUV 교과서다운 면모로 돌아왔다. 일상에서 수준급의 주행 성능과 차급 이상의 거주성, 결코 뒤지지 않는 편의 및 안전품목, 유행을 타지 않을 것 같은 디자인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폭스바겐코리아의 공격적인 프로모션까지 더한 상황에서 티구안 외의 경쟁 제품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신형은 4개 트림으로 출시했으며 3,860만원부터 시작한다. 시승차는 최상위인 프레스티지 4모션으로 4,750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 [시승]시내버스도 48V 시대, 만 라이온스 시티
▶ [오너시승]남편보다 아내가 먼저 반한 그랜저②
▶ [시승]볼보 XC40, 형 만한 아우 될까?
▶ [르포]작지만 큰 고성능, JCW를 서킷서 만나다
▶ [시승]지붕 열리는 고성능, BMW 430i 컨버터블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