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한국 車산업
리한, 채권단에 워크아웃 신청
업계 "금융위기 후 처음" 충격

상반기 국내 車 생산 200만대
지난해 동기보다 7.3%나 줄어
이 와중에…현대차 노조는 파업

한국 자동차산업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완성차업체의 판매 부진에서 시작된 위기가 부품업계 전반으로 퍼져 생태계가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버틴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가 자금난을 못 이겨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지난달 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은행들은 실사를 거쳐 워크아웃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급감으로 리한 등 납품업체들의 실적이 동반 악화됐다”며 “여기에 리한이 생산한 일부 부품이 리콜 대상에 포함되면서 경영진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리한은 지난해 매출 1800억여원에 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자동차부품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약 300곳인 현대차 1차 협력사 가운데 그동안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자동차 판매 부진이 산업 생태계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0만4744대로 작년 상반기보다 7.3% 줄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조에 발목이 잡혀있는 한국 자동차회사들이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극복하지 못하면 자동차산업의 기반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인상(기본급 5.3%)을 요구하며 이날부터 이틀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도병욱/장창민/박종관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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