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S&P 초청 세미나…"북미회담으로 한반도정세 근본적 변화 어려워"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최근 재점화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당사국이 아닌 한국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킴엥 탄 S&P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신용등급 담당 상무는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제금융센터 주최로 열린 '트럼프-김정은-시진핑 정책 역학관계와 한국 및 중국 신용시장 영향' 세미나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파급력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탄 상무는 "순수출이 중국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작고 미국도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제품을 다른 국가에서 대체 수입할 수 있어 물가에 영향이 없다"며 "무역전쟁으로 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은 중국으로 부품을 수출하는 국가로, 수출 둔화 시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과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비교한 결과 순수출이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비중이 한국은 수년째 20∼40% 수준이었지만, 중국의 경우 미미했다.

이외에도 무역전쟁이 발생하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퍼지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주요 수출품인 휴대전화, 컴퓨터 메모리 모듈, SSD 저장장치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기도 하다.
추후 무역전쟁 확전으로 해당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기업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고 탄 상무는 설명했다.

안보 부문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이 한국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근본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탄 상무는 한반도의 신용 위험이 현저히 개선되기 위한 방법을 꼽으며 "북한이 도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이 감소하거나 북한과 한국의 경제 및 사회적 격차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축소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을 부른 보호무역 기조가 한국기업 신용에도 위협이 되며 당분간 기업들의 신용 상향조정이 쉽지 않으리라는 예상도 나왔다.

주요국의 보호무역 정책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 이윤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경우 미국 정부가 자동차 수입 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익성 영향이 불가피하다.

최근 두드러지는 주요 기업의 투자·자사주 매입 등 공격적인 재무정책, 정부 규제 관련 불확실성 등도 한국기업 신용도 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준홍 S&P 아태지역 기업신용평가부문 한국기업 신용평가 팀장은 "전반적으로 현재 수준에서 (한국기업의) 추가적인 신용도 향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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