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충무공' '큰 형 스타일' 평가받지만 잦은 설화로 곤혹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월 국군기무사령부의 '촛불시위 계엄령' 문건을 최초 인지한 후 대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송 장관이 문건을 본 직후 군검찰 수사지시 등의 조치를 취했다면 문건을 둘러싼 의혹들이 조기에 규명됐을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이번 기무사 문건에 대처하는 송 장관의 태도로 그의 리더십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82㎝의 큰 키에 '송충무공'이란 별명을 가진 송 장관은 호탕한 성격으로 '큰 형 스타일'로 통한다.

잦은 '설화'로 여러 차례 곤욕을 치렀다.

충청 출신으로 '예'를 중시하는 송 장관은 자신이 옳지 않다고 판단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강한 고집이 있다.

지난 3월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란 문건을 보고받은 뒤 4개월간 뭉갰다는 언론의 비판에도 "진실은 곧 가려진다"면서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자세는 그의 이런 성격을 잘 말해준다.

송 장관은 3월 16일 이석구 기무사령관으로부터 기무사 문건을 보고받고, 한 달 뒤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송 장관이 4월 말 기무사 문건과 기무사 개혁방안 등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해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어 보인다.

이석구 기무사령관은 촛불집회, 태극기 집회와 관련해 위수령과 계엄령 발동에 관한 조치를 담고 있는 이 문건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 장관과 청와대에 동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추후 규명되겠지만, 당시 이 사령관은 이 문건 작성자와 작성 의도 등에 대해 송 장관에게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문건에 '결재란'이 없고 '문서번호'도 명기되어 있지 않아 공식문서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일단 이 사령관에게 두고 가도록 했다.

이 문건에는 비밀등급 표시도 없었다.

다만, 평화집회 참가자들을 종북세력으로 몰고 계엄령을 검토한 이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의 행태에 큰 문제가 있다고 인식했다.

송 장관은 이런 문건을 만든 기무사를 개혁해야겠다면서 '국방개혁2.0'의 핵심과제에 포함했다.

여기까지 송 장관의 인식은 그런대로 무난했다.

하지만, 이 문건의 작성 경위와 의도, 누구의 지시로 만들었는지에 대해 즉각 규명에 나섰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군의 한 관계자는 "평화집회 시위대에 계엄령 검토 내용이 들어있는 문건이 보고받은 직후 공개될 경우 남북정상회담과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특히 선거에서 정치 쟁점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당시 송 장관의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송 장관은 이 문건을 생산한 기무사를 개혁해야겠다면서 국방개혁 과제로 넣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측에서 해당 문건의 제출을 몇 차례 요구했지만, 송 장관은 섣부른 공개에 반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 장관이 즉각 군검찰 수사지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군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지금 민간인 신분인 한민구 전 장관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한 민간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 보였다"면서 "송 장관이 문건 공개 타이밍을 재고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기무사 개혁 및 수사 관련 질문에 "수사 중인 사안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