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의견대립 갈수록 격화…공익위원 판단은 안갯속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노·사 간 의견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올해도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의 향배에 따라 노·사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이지만, 공익위원이 어느 정도의 인상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는지는 안갯속이다.

최저임금위는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19일 전원회의에 상정한 '2019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안'의 안건은 ▲ 최저임금 결정 단위 ▲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 ▲ 최저임금 수준 등 3가지다.

이 가운데 최저임금 결정 단위는 올해와 같이 시간 단위인 시급으로 하는 것으로 만장일치로 의결됐고, 경영계가 요구해온 업종별 차등 적용안은 지난 10일 전원회의에서 부결됐다.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심의만 남은 것이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1만790원을, 경영계는 7천530원(동결)을 제시한 상태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으로 못 박은 14일까지 3천260원의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

문제는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노·사의 입장차가 워낙 커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결정 시한을 사흘 앞두고 노·사 대립이 격화하는 양상도 보인다.

경영계를 대변하는 사용자위원 9명은 10일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안이 부결되자 전원 퇴장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3일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의 최저임금위 복귀로 노·사·공익 3자 대화의 틀을 갖춘 이후 회의 중 퇴장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용자위원들은 다음 전원회의 불참을 선언해 이날 예정된 제13차 전원회의는 파행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사용자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위 '보이콧'까지 선언했지만, 사용자위원들이 전원회의 불참을 계속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는 14일 전원회의까지 불참할 경우 경영계 이익이 걸린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에게 내맡기는 형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용자위원들의 집단 퇴장은 업종별 차등 적용안 부결의 반대급부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의 최소화를 끌어내기 위해 공익위원을 압박하는 일종의 시위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근로자위원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감된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내년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 요구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양상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위 불참을 계속하고 있는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의 복귀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민주노총 추천 위원이 끝내 불참할 경우 내년도 최저임금이 표결에 부쳐지면 근로자위원은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를 잘 아는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도 막판에 최저임금위에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노동계 안팎에서 나온다.

노·사 양측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올해도 키는 공익위원들이 잡을 전망이다.

작년에도 노·사 양측이 입장차를 못 좁히자 공익위원들은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했고 이를 토대로 나온 노·사 수정안을 표결에 부쳐 올해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공익위원은 정부가 위촉한 전문가 등으로, 사실상 정부 입장을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현재 공익위원들을 진보 혹은 친(親) 노동 성향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론과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원칙론이 공존하고 있어 공익위원들이 어떤 결정을 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 양측은 남은 사흘 동안 공익위원을 움직이기 위해 장내·외를 가리지 않고 내년도 최저임금의 적정 수준에 관한 각자 입장을 관철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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