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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에 1% 이상 하락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나타내겠지만 지지선이 추가로 낮아지는 '레벨 다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11일 오전 10시2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40포인트(1.33%) 내린 2263.76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2270선에서 약세로 장을 시작한 뒤 장중 하락폭을 키워 2260선으로 미끄러졌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0일(현지시간) 2000억달러(약 224조5000억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추가 관세 부과는 오는 8월30일까지 2개월간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부가 대상 목록을 확정해 발효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재료가 될 수 있지만 증시 저점을 한 단계 낮추는 레벨다운을 야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이미 상당부분 예고됐기 때문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예상보다는 빠르긴 하지만 예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적인 관세 부과 품목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해왔다는 점에서 그리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라며 "이미 증시는 무역분쟁에 대한 이슈를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소식은 시장 자체에는 안좋은 뉴스임에는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이미 나온 내용들이기 때문에 추가 레벨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까지도 언급했다는 점을 들어 현재의 상황이 어느 정도 시장의 예상 범주 안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증시에 비해 비교적 평온한 반응을 보이는 국채, 원자재, 환율 시장 등을 감안하면 이번 무역분쟁이 세계 경기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 시장에서 침체가 간간이 나오는 반면 환율, 원자재, 국채 시장은 크게 걱정하는 움직임이 아니다"라며 "유난한 주식 시장의 반응은 수출 경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반면 다른 자산시장의 반응은 무역 분쟁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곽 연구원은 "특히 한국 증시가 미국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수출주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수출주를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를 만나는 등 대기업에 대한 강경 정책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게 아닌가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이 상황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관세 조치에 대한 미국 내 반응과 위안화 절하 안정 여부 등을 확인하며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서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대응 혹은 중국 증시의 변화에 따라 향후 증시 움직임이 결정될 것"이라며 "무역분쟁을 대하는 두 국가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방침에 반발해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역시 지난 6일 미국에 대한 보복성 관세 조치를 시작하며 "보복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언급하는 등 무역갈등이 무역전쟁으로 확대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 연구원은 "앞으로 무역분쟁의 전개 양상을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위안화의 절하 여부, 무역분쟁으로 크게 떨어진 대두가격의 추이 등이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로 역할할 것"이라며 "이런 지표들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는 무역분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음식료, 중국 관련 소비재 종목들이 대피 지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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