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 데이비슨·BMW·테슬라 등 공장 이전·해외건설 추진
美 일자리 축소 '부메랑' 지적도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한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시설을 유럽과 중국 등 해외로 잇따라 옮기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일자리 지키기'를 명분으로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으나 정작 미국 내 생산시설의 해외 이탈이 잇따르자 강경 일변도의 무역 정책이 자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먼저 무역전쟁을 피해 미국 내 생산시설 중 일부를 해외로 옮기기로 한 것은 미국의 고급 오토바이 메이커 할리 데이비슨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25일 EU의 보복관세를 피하려고 미국 내 생산시설을 일부 해외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가 유럽연합(EU)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EU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등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EU의 보복 조치로 할리 데이비슨이 EU에 수출할 때 적용되는 관세가 기존 6%에서 31%로 급격히 높아지자 연간 판매량이 4만대에 달하는 중요한 유럽 시장을 지키려면 '미국산' 딱지를 뗄 수밖에 없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먼저 백기를 들었다"면서 할리 데이비드슨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무역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자국 기업들의 전선 이탈이 달가울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자동차 업계의 미국 내 생산시설을 해외 이전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수입차 고율 관세 부과는 이에 상응하는 상대국의 보복 조치를 불러올 것이 뻔해 미국산 자동차의 수출 역시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우선 BMW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가동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 라인 일부를 미국 외 지역으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포스트앤드쿠리어 등 현지 신문에 따르면 BMW는 중국 합작사인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그룹 홀딩스와의 최근 계약에 따라 중국 내 생산량을 내년까지 연산 52만 대로 늘리는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스파탠버그에 있는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상징하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생산시설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중국 상하이시 정부는 10일 테슬라가 연간 5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자유무역지대인 린강(臨港)개발특구에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가 외국에 짓는 공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현재 테슬라의 모델3 등 주력 제품은 지난 6일부터 시행된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로 인해 중국 시장 내 가격이 20%가량 인상돼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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