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신한은행 29초영화제 시상식

눈길 끄는 출품작

11일 열린 시상식에선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 수상작이 많았다. ‘나는 내일을 위해 ( )을 한다’ ‘돈은 나에게 ( )이다’는 두 개의 주제에 맞게 유명 시를 패러디하거나 돈을 의인화한 작품은 물론 액션신까지 선보이는 등 전문가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일반부 우수상을 함께 받은 김민호 고병천 박수용 등 감독 3명의 ‘돈은 나에게 실탄이다’(사진)는 마치 첩보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음악과 영상으로 시작한다. 누군가와 대결하기 위해 총을 준비하는 장면부터 적을 만나 몸을 던지며 총을 쏘는 장면까지 뭔가 급박하다. 하지만 총엔 실탄이 없다. 누군가와 대결하기 위해선 총을 ‘쏠’ 실탄이 필요하듯, 돈이 필요할 때 신한은행 앱(응용프로그램) ‘쏠(SOL)’을 사용하면 편리하다는 메시지를 언어 유희적으로 담아냈다.

시상식이 열린 이날 행사장에서 관중의 폭소를 이끌어내며 큰 호응을 받은 작품은 청소년부 우수상을 받은 박혜민 감독의 ‘돈은 나에게 바람이다’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패러디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을 ‘죽는 날까지 (고기) 한 점 남기지 않기를’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를 ‘바람처럼 스치는 월급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로 바꾸는 식이다. 돈이 바람처럼 통장에 스쳐가 사고 싶은 것을 제때 사지 못하는 허탈함을 영상에 코믹하게 담았다.
일반부 우수상을 받은 이상현 감독의 ‘변함없는 너’는 돈을 ‘여성’으로 의인화했다. 자식과 같은 소중한 사람들을 챙겨야 할 때나 고마운 마음을 전할 때마다 항상 돈이 필요하다. 화면 속 매 순간 돈이 필요할 자리에 돈 대신 미소짓는 한 여성이 서 있다. 따뜻하게 웃는 이 여성처럼 돈은 항상 필요한 곳에서 그 자리에 변치 않고 머물러 있다는 점을 창의적 설정으로 표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돈을 통한 다양한 생각을 담아낸 작품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하람·김승환 감독의 ‘나는 내일을 위해 당신과 함께한다’, 김정환 감독의 ‘엄마를 웃게 하는 법’ 등은 일반부 특별상을 받았다. 심사에 참여한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일과 돈에 대한 생각지 못한 에피소드와 아이디어가 많이 출품돼 만족스러웠다”며 “일반부 수상작들은 전문가 수준의 완성도를 보였고 청소년부 작품들 역시 영상세대로서 제작 수준이 매우 높았다”고 평가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