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에 물대는 사업용 펌프로 혼신의 배수 자원봉사자…"아이들 도와 그저 기쁠 뿐"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요. 잠을 못자서 집에 가서 푹 자야겠어요"

치앙라이 매사이 탐루엉 동굴에 갇혔던 13명의 유소년축구팀 선수와 코치의 구조 소식으로 태국 전역이 흥분과 환호에 차 있던 11일(이하 현지시각) 오전.
주황색 우비를 입고 트럭에 배수용 펌프와 18m 길이의 파이프를 실어 구조현장을 조용히 빠져나간 사람이 있다.

소년들이 갇혀있던 탐루엉 동굴에 파이프를 연결하고 물을 퍼내온 자원봉사자 타왓차이 추엉까촌(42)씨다.

방콕 인근 나콘빠톰 주(州)에서 펌프로 농장 등에 물을 대주는 사업을 하는 그는 소년들이 동굴에 갇혀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생업을 접은 채 이번 구조작업에서 '그레이트 나가 워터 펌프 팀'으로 불린 20명의 직원을 이끌고 치앙라이 동굴로 달려왔다.

차로 꼬박 12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그는 자신이 가져온 펌프와 파이프로 지난 12일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동굴안에 가득 찬 물을 퍼냈다.

덕분에 구조대의 활동이 훨씬 자유로워졌고 13명의 소년과 코치를 구하는 일도 수월해졌다.

그는 논과 밭에 물을 대주고 시간당 1천바트(약 3만4천원)를 받는다.
자원봉사에 나선 지난 12일간 벌 수 있었던 돈이 적지 않지만, 그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물을 빼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이처럼 동굴소년 구조에 엄청난 기여를 했지만, 그에게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비추지 않았고 '영웅 칭호'를 붙여주는 이도 없었다.

타왓차이씨는 현지 인터넷매체 카오솟 기자에게 "마음이 끌려서 이곳에 왔고, 아이들을 도와서 기쁠 뿐"이라며 "그동안 제대로 잠을 못자 졸리다.

집에 가서 푹 자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구조작업에서 얻은 교훈을 묻자 "모두가 저마다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내가 얻은 교훈은 우정"이라며 웃었다.

18m길이의 육중한 배수 파이프를 실은 타왓차이씨의 트럭 4대가 한꺼번에 혼잡한 구조 현장을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그를 알아본 경찰이 구조현장을 빠져나가는 그의 트럭을 배웅했다.

'13명 전원생존'이라는 동굴의 기적을 만든 숨은 영웅 타왓차이씨의 임무는 그렇게 끝을 맺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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