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규제 더 강화"

상장 자회사·손자회사 지분
보유비율 20 → 30% 추진

"韓·이스라엘에만 있는 규제
기업 투자·M&A 꽁꽁 묶여"

SK LG GS CJ 등 국내 70개 일반 지주회사가 거느린 손자회사와 증손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공정거래법상 출자 규제로 국내 다른 기업의 지분 투자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기가 힘들어 국내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연구원이 11일 국내 일반 지주회사 70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들 지주사의 손자회사와 증손회사 844곳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5조7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사들이 갖고 있는 현금성 자산 9723억원보다 15배나 많다.

지주사의 손자·증손회사는 공정거래법상 출자 제한 규제로 국내 다른 기업 투자에 제한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하고, 증손회사는 자회사 소유 자체가 금지된다. 지분이 분산돼 있는 상장사에는 투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는 올 하반기 △사익편취 규제 강화 △지주사 주식 의무보유비율 상향 △공동손자회사 금지 등 지주사 규제를 크게 강화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경제계가 반발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기업 지배구조를 법으로 사전 규제하는 나라는 한국과 이스라엘 두 국가뿐이다. 이스라엘은 2013년 기업 출자 규제를 포함한 재벌개혁 제도를 도입할 당시 한국의 공정거래법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스라엘이 한국을 벤치마킹해 만든 규제를 한국이 역수입하겠다는 게 최근 공정위의 정책 기조”라며 “사전 규제는 완화하고 사후 감독과 시장 감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좌동욱/김익환 기자 leftking@hankyung.com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거래 등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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