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긴급 대표자 회의
내달 투표 후 9월 돌입 계획
파업은 2016년 이후 2년만

사측 "청년고용 시급한데
정년연장은 무리한 요구
친노조 정부에 기대나"
은행 노조 중심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정년 연장 등을 관철시키겠다며 오는 9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은행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2016년 9월 이후 2년 만에 다시 큰 혼란이 빚어지게 된다.

11일 금융노조는 긴급 지구별 대표자 회의를 열고 파업 찬반 투표 및 총파업 일정을 확정했다. 찬반 투표는 다음달 7일, 총파업은 9월 개시한다는 게 금융노조의 방침이다. 파업 일정과는 별개로 이달과 다음달 내내 은행별 집회를 열기로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측과의 의견 차가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은행 노조 순으로 집회를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 노사는 지난 4월부터 교섭을 재개해 25차례 논의를 거쳤으나 지난달 15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주최로 교섭 재개를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역시 최종 결렬됐다.

사측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거듭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년을 최대 65세까지 연장하고, 주 52시간 근무에 앞서 정보기술(IT), 인사, 기획 등 일부 직군에서 채용을 확대하라는 것 등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한 은행 임원은 “청년실업 해소에 은행도 동참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마당에 정년을 65세로 늘릴 수는 없다”며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 다른 업종에서도 정년 연장 요구가 없는데 은행 노조만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은행 경영진은 또 노조가 ‘친노조’ 성향을 지닌 정부를 등에 업고 무리하게 쟁의행위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은행 부행장은 “최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근로자추천이사제 검토의 필요성을 밝히는 등 정부가 노조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을 제대로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전했다.

반면 금융노조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적체돼온 안건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뿐이라는 주장이다. 한 은행 노조 위원장은 “이번 산별교섭에 오른 안건은 언젠가는 반드시 제기됐어야 하는 것들”이라며 “단 한 건도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은행 측에 파업으로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금융업계는 노조가 일정을 정한 만큼 총파업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3년 새 열린 총파업 찬반 투표가 모두 압도적인 찬성표 획득으로 끝나서다. 2015년 6월 치러진 총파업 찬반 투표는 95.2%의 찬성률로, 2016년 7월 열린 총파업 찬반 투표는 95.7%의 찬성률로 각각 가결됐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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