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美 펀드 '고공비행'

최근 3개월간 8.6% 고수익…달러 강세로 환차익도 기대
"나스닥 기술株 강세 지속될 것"


미국 정부가 11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증권가에선 결국 미국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 투자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중에서도 무역전쟁의 영향을 덜 받고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나스닥 관련 투자가 유망하다는 진단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에 설정된 미국 주식형 펀드는 최근 3개월간 8.60%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가 6.56%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1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이 기간 펀드 자금도 514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금융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미국 펀드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동준 KB증권 수석자산배분전략가는 “무역전쟁으로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경기지표가 안정적인 미국으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펀드는 ‘강(强)달러’ 날개도 달았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이후 약 4.6% 오르면서 달러화 자산 가치도 함께 상승했다. 신 전략가는 “금리 인상 영향으로 연말까지 달러 가치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전쟁의 우위도 미국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국이 수출품 모두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성장률은 0.8%포인트, 미국의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며 “중국이 손해를 보더라도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나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미국 펀드 중 5개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일명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 주식 강세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지난 10일 7759.20에 마감, 지난달 20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7781.52)에 바짝 다가섰다. 블룸버그는 감세 효과 등에 따라 나스닥 시장의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이 25.8%로 선진국 증시 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 평균은 18.3%다.

추락하는 中 펀드 '바닥은 어디'
최근 한달간 8.56% 손실…올들어 펀드자금 2193억 순유출

"악재 많아 신규투자 신중해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자 중국 펀드 투자자들은 가슴을 졸이고 있다. 중국 증시가 최근 한 달 새 급락한 데다 위안화 약세와 경기 둔화 우려 등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질 11월까지는 중국 증시가 크게 출렁일 것이라며 손실을 본 투자자는 당장 환매하기보다 반등을 기다렸다가 움직이고, 신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중국 주식형 펀드는 최근 한 달 동안 8.56% 손실을 냈다. 중국 증시는 지난달 초 미국과 중국의 3차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부터 속절없이 추락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3100선을 지킨 상하이종합지수는 6월 중순 2900선으로 급락하더니 지난 6일엔 장중 2600선까지 미끄러졌다.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황급히 자금을 빼고 있다. 중국 펀드에선 지난 한 달 새 1094억원이 순유출됐다. 올 들어 순유출된 자금은 2193억원. 지난 한 해 순유입된 자금(1441억원)의 1.5배가 6개월여간 이탈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 연구원은 “미국과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선 중국 투자 전망이 밝지 않다”며 “무역전쟁의 승자가 될 미국이나 성장세가 안정적인 스위스, 프랑스 등과 비교해 중국 투자 기대수익률은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이 “보복할 수밖에 없다”며 맞불을 놓은 1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49.85포인트(1.76%) 하락한 2777.77로 마감했다. 홍콩H지수는 166.71포인트(1.54%) 내린 10,658.26으로 장을 마쳤다. 김 연구원은 “기존 펀드 투자자는 시장이 급락한다고 공포에 휩싸여 성급하게 환매하지 말고 반등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중국시장 연구원은 “현재로선 두 나라가 이른 시일 안에 타협점을 찾기보다 더 극단적으로 대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아직은 투자 심리에만 악영향을 미치는 단계지만 대립이 심해지면 실제 경기와 증시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이 이 같은 상황을 방어하기 위해 내수 중심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우량 내수기업엔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만수/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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