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오늘은 좁은 집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10년 동안 장모를 모셔온 사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50대 중반 A씨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평생 외벌이를 해왔다. 25평대 아파트는 A씨 가족이 가진 전부나 다름없었기에 작은 평수에도 행복하게 살아왔다.

문제는 10년 전, 전라북도 시골 마을에서 살던 장모님이 가정 사정으로 오갈 곳이 없어졌다. A씨는 "그래, 사위도 자식이지"라는 생각에 80대 후반의 장모를 서울로 모시고 왔다.

어느새 10년이 지났다. A씨는 아내의 동생들, 처남 3명과 처제 1명에 대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처남들은 A씨보다 사회적 지위도 높고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돈 많은 처남들은 각종 이유로 변명하며 자신들의 어머니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장모 또한 "자네 집 말고는 갈 곳이 없어"라고 말한다.

처남, 처제는 뿐만아니라 장모가 아파 병원에 입원을 해도 저녁에 잠깐 왔다 도망치듯 집으로 가버리기도 했다. 심지어 병원비 500만 원 중 10원이라도 낸 사람은 없었다.
A씨는 "장모님과 같이 사는 10년 동안 처남과 처제 얼굴을 거의 보지 못했다"라며 "어머니를 모시고 있으면 제게 잘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울화통을 터트렸다.

장모의 재산 때문에 모시고 산다는 오해를 받았지만 A씨는 "살면서 단 하나도 금전적으로 지원을 받은 일이 없다"고 털어놨다.

장모 소유의 시골 논 1만평도 모두 처남들 손아귀에 들어갔다. A씨는 장모부터 아내의 가족들이 '꼴도 보기 싫은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결혼해 사는 동안 친어머니는 집에 3번밖에 못 오셨다. 저희가 불편할까 봐 안 온다고 하신다. 제 어머니께 도리어 미안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A씨는 "제가 풍족하게 살아서 장모님을 모신 줄 아느냐"라며 "아내는 자신의 어머니이기에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돈 많은 처남들이 셋 씩이나 있는데 장모님을 모시게 할 방법이 없을까"라고 조언을 구했다.

A씨의 사연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이혼이 답"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외벌이로 장모 모시고, 병원비까지 대고, 이제 남 좋은 노릇 그만하라", "이혼한다고 처남들에게 선전포고 해봐라. 장모님도 눈치가 있으면 처남에게 갈 듯", "아내도 문제다. 지금까지 A씨는 할 도리를 다 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장모님 모시면서 들어간 생계비, 병원비 등 부양비를 계산해서 처가댁 식구에 청구하고, 안 주면 변호사 선임하는 것이 좋다. 저도 법적으로 소송해 23년간 부양비 받아냈다", "돈도 잘 버는 자식들이 지 부모를 내팽겨치다니, 염치가 없는 사람들인 듯" 등의 조언을 하기도 했다.

서울가정법원에 재직 중인 한 판사는 '기여분' 제도를 언급하며 "부모를 특별히 부양한 자녀의 몫을 일정 부분 인정해 주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도 "공동 상속인 중 상당 기간 동거, 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상속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기여한 경우 상속분은 그러한 기여나 부양을 고려해 고유 상속분에 기여분을 가산하여 상속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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