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으로 증시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초단기채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11일 에프앤가이드(3,9950 0.00%)에 따르면 올들어 초단기채 펀드에 1조9861억원이 유입되면서 현재 전체 설정액은 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전날까지 616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같은 기간 액티브 주식형 펀드와 액티브 주식중소형 펀드는 설정액이 각각 353억원, 366억원 줄었다.

초단기채 펀드는 6개월 안팎으로 만기가 짧은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환매수수료 없이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고, 은행 정기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도 초단기채펀드에 대한 자금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유진챔피언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에 2173억원이 유입됐다. 전체 채권형 펀드 중 가장 많은 유입된 규모다. 하이뉴굿초이스플러스단기증권투자신탁과 현대인베스트먼트단기증권투자신탁 1(채권)에도 각각 663억원, 565억원이 들어왔다.

초단기채권에 돈이 몰리고 있는 이유로는 증시 불안정성이 꼽힌다. 코스피지수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최근 하락을 지속해왔다. 코스피는 지난달부터 전날 종가 기준으로 5.31% 미끄러졌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인 증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초단기채를 비롯한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경기 하방 리스크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초단기채권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이유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은 14만2000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몰아쳤던 2009년 하반기(-2만7000명)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경기 하방 요인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은 중국산 희토류를 포함해 2000억 달러(233조4000억원) 규모 추가 관세 조치를 예고했다. 중국도 "보복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히면서 무역전쟁이 더 장기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중국 수입품의 10%(500억달러 규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이 282억6000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는 채권금리 하락(채권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국고채 3년 금리는 2.093%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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