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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이번엔 산후조리를 위해 부른 도우미가 도둑질해 온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사연이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극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는 산후조리원을 나온 후 여러 업체를 알아본 끝에 산후도우미를 불렀다.

어느날 남편이 유수검지 장치실에 택배가 왔을 테니 픽업하라고 연락했다.

A씨가 나가서 유수검지 장치실을 열었는데 택배와 함께 낯선 쇼핑백이 놓여있었다.

그 안에는 헤어 고데기와 선물로 받은 남편의 양말, 산모 미역이 지퍼백에 담겨 있고, 커피 한 박스도 들어 있었다. 한 눈에 봐도 A씨 집안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기를 안고 따라 나왔던 산후도우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A씨는 "택배가 와서 꺼냈다"면서 그것만 가지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퇴근 후 확인해보니 역시 쇼핑백은 없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남편은 업체에 전화했고 퇴근한 산후도우미는 미안하다며 헤어 고데기와 양말을 놓고 갔다.

화가 난 남편은 경찰에 신고하고 아파트 CCTV를 확인했다.

출근할 때는 빈손으로 왔지만 퇴근 때마다 쇼핑백을 들고 퇴근하는 그동안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산후도우미와 있으면서 이상하다고 생각됐던 일들이 떠올랐다.

남편이 2주 먹을 양의 장 봐오면 4일이면 없어지고 산모 미역은 한 번 끓여먹었는데 3분의 1도 남아 있지 않았으며 일주일은 쓰던 화장지가 이틀이면 다 떨어지곤 했었던 것.

A씨 부부가 사건이 있고나서 집안 곳곳을 살펴본 뒤에야 예물로 받은 구두, 파김치, 샴푸 등 다양한 물품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힘들게 조리하는 산모를 대상으로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지 화가 난다"면서 "엄마들은 밤새도록 아이에게 시달리기 때문에 낮에 도우미가 온 동안 잠시 눈을 붙이는데 그때 물품을 밖에 쇼핑백에 넣어놓은 후 퇴근하면서 가져가는 수법을 썼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일로 A씨는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됐고 새로운 도우미가 왔지만 불안해서 잠깐도 눈을 붙일 수 없게 돼 밤마다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A씨 외에도 산후도우미의 절도로 고생했던 사연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산후도우미를 불렀던 B씨는 "어느 날 퇴근하는 도우미의 가방이 불룩하고 이상한 감이 들어서 들여다보니 선물 받은 은수저, 서랍 속 속옷, 심지어 새 타월까지 들어있었다"면서 "하지만 큰 아이 어린이집 위치는 물론 집 주소, 아이들 신상까지 다 알고 있다는 사실에 경찰에 신고도 못하고 그동안 일한 월급 고스란히 챙겨 좋게 말하고 돌려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연에 네티즌들은 "막 출산한 엄마들이 육아 때문에 몸도 힘들고 마음도 여유가 없어서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출산이 임박해서 나도 산후도우미 불러야 하는데 불안하다", "내가 불렀던 산후도우미는 친정엄마가 끓여주신 보양탕도 퍼가다가 걸린 적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14년에는 집주인이 집을 비운 틈타 수천만 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기소된 산후도우미가 징역 1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한 가정집에서 아기를 돌보다가 집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안방에 들어가 현금 1천만 원과 귀금속 등 모두 2천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2012년에도 산후도우미로 일하던 가정집에서 현금과 귀금속 등 금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 글을 보고 오해를 사게 될 대다수 성실하고 좋은 산후도우미 분들께는 죄송하다"면서도 "산후도우미 부르실 분들은 결혼예물 및 귀중품, 값나가는 물건은 무조건 안전한 곳에 보관하라"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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