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을 보좌해 사법행정 업무를 수행하는 법원행정처의 핵심 권한을 폐지하는 대신 변호사 등 법원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외부 인사가 법관 인사 등에 개입하면 사법부가 정치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법원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산하 연구조직인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는 법원행정처를 결정된 사법정책을 집행하는 사무처 정도로 개편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방안을 제시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관 사찰과 재판거래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법원행정처를 개혁하기 위한 일환이다.
위원회는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를 통해 행사해온 규칙 제정, 법관 인사, 예·결산안 작성 등의 사법행정 권한을 새로 구성된 사법행정회의에 넘기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사법행정회의가 사법행정권의 핵심적 역할을 모두 맡는 게 바람직한지, 외부 인사가 사법행정권에 관여하는 게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내부에서도 의견이 맞서고 있다. 더구나 국회가 구상하는 법원행정처 개혁안과도 거리가 있어 제도 도입에 난항이 예상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대폭 늘리고 법원행정처 폐지와 대체기구인 사법행정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내용 등을 담은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한 지방법원 판사는 “특정 세력 단체 혹은 비(非)법조계 출신 인사가 사법부 최고 의사결정기관에 포진하면 독립성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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