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기업

정권마다 방침 오락가락

"선진국은 규제 완화 나서는데
한국은 너무 쉽게 규제 도입"
“불과 몇 년 전까지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하라고 적극 장려하더니 이젠 지주사 제도가 문제라고 합니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합니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6일 발표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방안’을 살펴본 한 대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내뱉은 하소연이다. 공정위는 이날 “지주회사가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와 사익 편취에 활용될 우려가 있다”며 지주사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아직 정부안이 확정되지 않았고 국회 논의 과정도 남아 있지만 기업들은 크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경제단체의 고위관계자는 “기업 지배구조는 수십 년 앞을 내다보고 틀을 짜야 하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 방침이 오락가락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의 경영 활동을 옥죄고 부담을 늘리는 규제가 한국에선 너무 쉽게 도입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는 주요 선진국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진 규제도 지속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정부가 글로벌 무대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는 이유다. 올 하반기 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법 개정안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및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이 골자다.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들도 기업의 부담을 키운다는 게 재계의 목소리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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