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차 대비 월등한 공간 활용성, 독보적 편의안전품목 돋보여
-주행 성능은 다소 아쉬워


자동차회사가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한다는 것은 모험이다. 특히나 앞서 출시한 제품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경우 부담감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XC60으로 프리미엄 준중형 SUV 세그먼트를 평정한 볼보차가 이번에 XC40을 내놓으며 기대와 걱정이 섞일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첫 소형 SUV XC40의 성공 안착은 볼보로선 XC60의 흥행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일단 첫 출발은 좋다. 국내 출시에 앞서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됐으며 런칭과 동시에 국내 계약이 일주일만에 1,000대에 도달했다. '형(XC60) 만한 아우'가 될 수 있을지 XC40을 시승해 봤다.


▲스타일
신형은 소형차 전용 플랫폼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를 적용한 볼보의 첫 차다. 길이 4,425㎜, 너비 1,863㎜, 높이 1,652㎜, 휠베이스 2,702㎜인데 길이는 경쟁 제품인 벤츠 GLA에 이어 동급에서 두 번째로 길며 휠베이스는 동급 최대치를 확보했다.



외관은 2016년 선보인 컨셉트카 '40.1'의 기조를 이어가며 직선과 곡면의 조화를 통해 절제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전면은 앞서 XC60 및 XC90에서 채용된 헤드램프와 그릴, 일명 '토르의 망치'를 연상케 하면서도 두 차와는 다름을 추구했다. 후면의 'L'자 리어램프의 방향을 달리한 점도 상위 제품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측면은 최소한의 선을 사용함으로써 간결함을 나타냈다. A필러 하단부터 시작하는 라인은 C필러에 이르러 위로 솟는데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내 주요 부분은 XC60과 90에서 가져왔다. 세로형 센터콘솔 디스플레이와 계기반 역시 크기까지 상위 제품과 동일하다. 특이점은 소재다. 특히 대시보드는 다이아몬드 커팅공법을 쓴 금속 재질을 사용했는데, XC60과 90 못지않게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펠트 소재를 도어 트림과 바닥 등 실내 곳곳에 적용한 점도 독특하다. 젊은 감성을 부각하기 위한 시도라는 게 볼보의 설명이지만 호불호는 갈릴 듯하다. 자칫 원가 절감으로 비춰질 수 있어 프리미엄 브랜드와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조치로 볼 여지가 있어서다.




볼보가 신형에서 가장 공 들인 부분은 공간 활용이다. 작은 차체임에도 최대의 공간 효과를 내기 위한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특히 스피커는 기존 도어가 아닌 엔진룸과 실내 공간 사이로 옮겨 도어와 센터콘솔 사이 공간을 확보했다. 센터콘솔에는 스마트폰 무선 시스템을 갖춘 전용 공간이 마련됐다. 스티어링 휠 왼쪽에 카드 홀더를 마련한 아이디어도 기발하다.




2열 좌석은 동급 최대 길이의 휠베이스가 주는 장점이 뚜렷하다. 180㎝ 이상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 공간이 답답하지 않다. 트렁크도 넉넉하다. 대용량 캐리어 1개와 기내용 캐리어 2개를 넣어도 거뜬하다. 기본 460ℓ 용량이지만 2열까지 접으면 1,336ℓ까지 확장 가능하다. 공간 활용 만큼은 이 차의 장점이 명확하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2.0ℓ 터보인 T4다. 성능은 최고 190마력, 최대 30.6㎏·m의 토크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다. 구동계는 AWD를 기본 장착했다. 볼보의 새 파워트레인 '드라이브 E'에는 앞서 플래그십 S90에서 선보인 지능형 연료분사 기술인 'i-ART'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성능을 높이고 효율과 탄소배출을 줄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효율은 복합기준 ℓ당 10.3㎞를 확보했다.


움직임은 경쾌하면서 다부지다. 그러나 속도를 붙여나가면 앞서 경험했던 XC60과 조금 차이가 느껴진다. 같은 2.0ℓ 엔진을 올린 XC60는 T5와 T6가 각각 최고 254마력, 320마력을 낸다. 소형인 만큼 성능보다 효율에 우선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충분하다. 조향도 가벼워 여성 운전자도 쉽게 다룰 수 있을 것 같다.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범위가 비교적 넓은 편이다. 패들시프터는 'R-디자인' 트림에만 채용했다.


서스펜션은 다소 단단한 편으로, 운전석에선 요철 충격이 시트로 전해진다. 소형 플랫폼을 채용한 탓에 실내 공간 확보를 위해 앞에는 맥퍼슨, 뒤에는 멀티링크 방식을 채택했다. 때문에 2열의 승차감을 운전석과 비교하면 부드러운 느낌이다. 하지만 소음 부분은 약간 아쉽다. 악셀을 밟을 때마다 엔진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이 느껴진다.
와인딩 코스에서도 실력이 뒤지지 않는다. 노면과 접지가 불안정한 도로에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움직였지만 AWD 시스템이 미끄러짐을 잘 잡아낸다. 한계를 인식하면 곧바로 차체자세제어장치가 개입해 주의를 준다.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안전품목이다. 이번 신형에서도 XC60과 90에 적용됐던 것들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트림에 따른 차별 없이 기본에 포함됐다. 특히 반자율주행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 II'는 차간 거리와 속도, 차로 중심을 정확히 유지해 달린다. 정체가 이어지는 구간에서 빛을 발하는데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운전자가 할 일은 20초마다 스티어링 휠을 가볍게 터치하는 것 뿐이다. 이미 기능을 경험한 운전자라면 신차 구입 시 반드시 빼놓수 없는 품목이다. 또한 시티세이프티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다. 역시 신형에도 기본이다.


▲총평
전반적인 주행에서 역동성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아쉬움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편안함에 초점이 맞춰진 프리미엄 소형 SUV라면 얘기는 다르다. 동급 차에서 따라올 수 없는 풍부한 편의안전 기능, 차급의 한계를 극복한 공간 활용성은 단연 독보적이다. 가격은 모멘텀 4,620만원, R-디자인 4,880만원, 인스크립션 5,080만원이다.

춘천=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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