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5다236820, 236837 판결 : 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

Ⅰ. 사실관계

보험회사인 원고 P(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망 A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A, 보험수익자는 피보험자 사망 시 법정상속인, 그 외에는 A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중 일반상해사망후유장해의 보장 내용은 A가 일반상해로 사망할 경우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가입금액(5,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었다. A는 2013. 12. 26.경 개울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는데, 원고는 A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입은 상해의 직접결과로써 사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그 배우자인 피고 D(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를 상대로 보험금지급채무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하였고, 이에 피고는 보험금 5,000만원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한편 A의 상속인으로는 배우자 D 이외에도 자녀 B와 C가 있었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상해의 결과로 피보험자가 사망한 때에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해보험에서 보험계약자가 보험수익자를 단지 피보험자의 ‘법정상속인’이라고만 지정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지정에는 장차 상속인이 취득할 보험금청구권의 비율을 상속분에 의하도록 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보험수익자인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각 상속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신의 상속분에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Ⅲ. 해설

1. 보험금청구권의 상속

보험계약자인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지급되는 생명보험금(사망보험금)을 보험계약자의 상속인이 취득하게 될 때, 그러한 보험금을 상속재산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볼 것인지 여부는 어느 경우로 보던 간에 상속세 부과대상이 되므로 세법상으로는 차이가 없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 그러나 민사법상으로는 커다란 차이가 발생한다. 상속재산으로 볼 경우,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하면 그 보험금 역시 취득할 수 없게 되고 한정승인을 하면 상속채권자의 책임재산이 된다. 그리고 만약 상속인이 그 보험금을 취득하게 되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그러한 보험금의 취득은 상속재산의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단순승인으로 의제되기 때문이다(제1026조). 그러나 고유재산이라고 하게 되면 설사 상속인이 보험금을 취득하더라도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보험금의 취득행위는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도 해당하지 않고(제1026조 제1호) 상속재산의 부정소비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제1026조 제3호). 이 문제에 관한 판례의 태도는 피상속인이 자기를 피보험자이자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보고 있다. 피상속인이 자기를 피보험자이자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경우는 피상속인 자신을 위한 계약이므로 보험금청구권은 일단 피상속인에게 귀속된 후 상속재산으로서 상속인에게 귀속된다는 것이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0다64502 판결). 그러나 보험금청구권은 피상속인이 사망해야 발생하는 권리인데 이미 사망한 자가 그 권리를 취득한 후 상속인에게 상속된다는 이론구성은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 경우도 상법 제733조 제3항을 유추적용하여 상속인의 고유한 권리로서 보험금청구권을 취득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2. 이 사건의 경우
원고와 A가 체결한 이 사건의 보험계약은 피보험자를 A로 하고, 보험수익자는 피보험자 사망 시 법정상속인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A의 사망으로 인해 지급되는 보험금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에 해당된다.

이 사건에서는 상속인 중 1인인 피고가 보험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상속인 전원이 보험금을 취득하더라도 상속인 중 한 사람이 전액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보험금청구는 보존행위가 아니므로 각자 자기의 권리만큼만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문제는 상속인들 각자의 권리를 균등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법정상속분에 따르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이다.

만약 이 보험금이 상속재산이라면 상속인들의 권리는 당연히 법정상속분의 비율에 따를 것이고, 따라서 각자의 상속분만큼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보험금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이므로 당연히 그와 같이 처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균등한 것으로 본다면 피고와 B, C 모두 1/3씩의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법정상속분에 따른다고 본다면 피고는 배우자로서 3/7을, B와 C는 자녀들로서 각 2/7씩의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각자 자신의 상속분에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 고유재산이므로 보험계약자인 피상속인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는 한 민법 제408조에 따라 균등한 비율로 귀속되어야 한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보험계약자인 A가 피보험자인 자신의 사망에 따른 보험수익자를 단지 ‘법정상속인’이라고만 지정했다면(법정상속인들을 개별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그 지정에는 A의 사망 당시 상속인이 취득할 보험금청구권의 비율을 그 상속분에 의하도록 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피상속인 A의 의사에 부합한다. 즉 보험금청구권을 균등한 비율로 귀속시키지 않으려는 피상속인 A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공동상속인 중 1인으로서 자신의 상속분인 3/7에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 원고에 대하여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대상판결의 결론에 찬성한다.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법학박사 김상훈

학력

1.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2. 법학석사(고려대학교) : 민법(친족상속법) 전공
3. 법학박사(고려대학교) : 민법(친족상속법) 전공
4. 미국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Law School 졸업(Master of Laws)
5.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6기 수료

경력

1. 제43회 사법시험 합격
2. 사법연수원 33기 수료
3.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친족상속법, 신탁법 담당
4.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 : 신탁법 담당
5. 법무부 민법(상속편) 개정위원회 위원
6. 대한변호사협회 성년후견연구위원회 위원
7. 금융투자협회 신탁포럼 구성원
8. 한국가족법학회 이사
9. 한국성년후견학회 이사
10. 상속신탁연구회 부회장
11.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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