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은 4일 오후 5시 광화문 사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4,290115 2.75%)의 '기내식 대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딸 낙하산' 논란과 금호타이어(5,13030 -0.58%) 인수를 위해 무리하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인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라며 "불편을 느낀 승객들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고생했을 임직원들에게도 회장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내식을 납품하는 재하청 협력사 대표가 숨진 것과 관련해서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와 관련해) 협력사 대표께서 불행한 일을 당하게 된 것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유족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케이터링 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수요 예측을 하는데 실패한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며 "새로 계약한 업체의 생산공장에서 지난 3월 화재가 발생하면서 불가피하게 생산에 차질을 빚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 박삼구 회장 “기내식 대란 죄송...자살 협력업체 대표 유족에게 사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 유럽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그룹의 자회사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서 중국 하이난그룹 계열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로 케이터링 업체를 바꿨다. 그러나 화재로 인해 생산에 차질을 빚자 또 다른 케이터링 업체인 '샤프도앤코'에 추가로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샤프도앤코는 지난 1일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을 준비했으나 일일 최고 3만식 규모에 달하는 양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상황이 다급해지면서 경쟁사인 대한항공 케이터링 업체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인해 항공기에 기내식을 아예 탑재하지 못하는 '노밀(No meal)' 사태가 발생하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아시아나항공의 지주사인 금호홀딩스(현재 금호고속)의 무리한 BW 발행으로 촉발됐다고 지적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케이터링 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업체인 LSG 측에 계약 연장 조건으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 BW 1600억원어치를 매입하라는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LSG가 이를 거부하자 아시아나항공은 하이난그룹 자회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와 30년짜리 기내식 공급계약을 맺었다. 그뒤 금호홀딩스가 하이난그룹을 대상으로 BW 1600억원을 발행하면서 20년 만기 금리 '0%'라는 파격적인 조건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결국 자금조달을 위해 기내식 업체를 무리하게 바꾼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박 회장은 "LSG와 계약을 맺은 것은 우리가 IMF를 겪었던 시기로 시대적인 상황 때문에 불리한 조건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며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원가 공개 등을 LSG 측에 요청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업체를 바꾸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회장은 또 "LSG와 게이트고메코리아의 단순 계약 조건을 봐도 케이터링 업체를 바꾸는 게 훨씬 이득인 상황이었다"며 "장래를 내다봤을 때 하이난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계약을 해서 (1600억원) 투자를 유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밀'로 불편을 겪은 승객들에게 현금으로 환불해주는 대신 TCV(고객우대증서)로 대체 지급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개선할 부분을 찾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노밀'로 운항한 항공기 승객들 중 비즈니스 좌석 고객에겐 50달러, 이코노미 좌석 고객에겐 30달러어치의 기내 면세품이나 항공권 등을 살 수 있는 상품권인 TCV를 제공하고 있는데 승객들이 이를 다시 기내 면세품을 사는데 사용하다보니 결국 회사가 이익을 남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번 기내식 사태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다보니 직원들이 급하게 결정을 내리느라 TCV를 준 것"이라며 "먼저 그 점에 대해서 고생하고 있을 캐빈 승무원들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개선할 점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자녀 낙하산'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회장의 딸인 박세진씨(40)는 지난 1일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했지만 호텔·리조트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박 상무의 입사를 두고 부적절한 인사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 회장은 "그룹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리조트에 가서 경영 공부를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판단을 했다"며 "만약 딸이 지탄 받는 일을 한다면 제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항공 성수기에 차질이 없도록 기내식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7월 말부터 시작되는 성수기에 최대 3만식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한 상태"라며 "8월까지 이어지는 성수기 기간에도 차질 없이 기내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직원 훈련을 철저히 해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영상 =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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