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발전위, 대법에 건의
'배심조정' 제도화도 주장
"국민정서 과도한 개입" 지적
대법원이 국민참여재판 제도를 민사재판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배심원단의 전문성과 ‘여론 재판’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28일 대법원에 따르면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위원장 이홍훈)는 지난 26일 5차 회의를 열고 “민사 국민참여재판을 실시하고 배심조정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사법발전위원회는 사법개혁을 논의하기 위해 법원 내외부 인사 11명을 구성원으로 지난 2월 출범한 위원회다.

사법발전위원회는 현재 형사재판으로 제한된 국민참여재판 제도를 민사재판으로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다수 위원은 건의문을 통해 “국민참여재판 제도는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하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증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이런 제도적 장점은 민사재판 절차에서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시민배심원들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변론 절차나 증거조사 과정에 참여하게 하는 ‘배심조정’ 제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지 않은 집단적 분쟁 사건부터 국민 참여를 확대하자는 주장이다. 사법발전위원회는 “국민의 건전한 상식이나 정의관념을 반영할 필요가 있는 대규모 개인정보침해 사건부터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인 간 법적 다툼에 ‘국민 정서’를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민사재판은 형사재판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사건이 많다”며 “배심원들이 짧은 시간에 얼마나 사건을 이해하고 의미 있는 의견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피소된 공동소송이 자칫 여론 재판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2008년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은 형사재판 1심에 한해 피고인이 신청할 경우 시행된다.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유·무죄 평결과 양형에 대한 권고를 내리면 재판부가 참고하는 방식이다.

사법발전위원회는 지난 5일 열린 4차 회의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지방법원 지원으로 확대하고 전원일치 무죄 평결에 대한 검사의 항소권을 제한하자는 내용을 건의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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