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국립오페라단이 2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The Merry Widow·사진)’은 처음 보는 순간부터 ‘이게 오페라야?’란 의문을 갖게 한다. 주로 아리아로만 극을 끌고 가는 일반적 오페라와 달리 연극처럼 대사가 계속 나온다.

주인공 다닐로의 ‘옛날옛날에 왕자와 공주가 있었는데’로 시작하는 노래 역시 한 곡 안에 대사와 노래가 섞여 있다. 배우들은 춤까지 춘다.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느낌이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오페레타가 뮤지컬과 비슷한 특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뮤지컬에 특화된 극장에서 공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페라의 축소형으로 ‘작은 오페라’라는 뜻을 갖고 있는 오페레타는 작품 대부분이 감각적이고 매혹적인 사랑을 다룬 희극적 내용이 많다. ‘유쾌한 미망인’ 작곡가인 프란츠 레하르(1870~1948)는 대부분의 이야기를 왈츠, 폴카, 마주르카, 폴로네즈, 갤롭 등 춤곡으로 풀어간다.
한나(소프라노 바네사 고이코에체아)와 그의 옛 애인 다닐로(바리톤 안갑성)는 오해로 인해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내려고 날카로운 대사를 주고받는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걸 한나와 다닐로는 직접 말하지 않고 각자 동화 속 이야기를 들려주며 확인한다. 2시간 가까이 이어가던 두 사람의 갈등구조가 후반부 단 한 번의 상황에 의해 급격히 풀리고 급히 마무리되기 때문일까. 독일어로 진행되기도 해 자막에 집중하지 않으면 두 사람이 어떻게 오해를 풀었는지 놓치기 쉽다.

공연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발랭시엔 역을 맡은 소프라노 김순영의 파격 변신이다. 평소 오페라에 등장하던 서정적이고 가녀린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신분의 비밀을 가진 발랭시엔이 3막에서 긴 치마를 걷어내고 짧은 치마에 흥겹게 몸을 흔들어댄다.

‘유쾌한 미망인’의 백미는 3막의 합창 부분이다. 뮤지컬 합창과 달리 각 성부가 빚어내는 화음이 귀를 즐겁게 한다. 인터미션(중간휴식)을 빼고 총 100분의 공연 시간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7월1일까지.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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