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만株 제3자 매각도
담 회장 지분 0.50%로 줄어
마켓인사이트 6월27일 오전 9시57분

담철곤 오리온(103,0001,000 -0.96%)그룹 회장이 본인이 가진 오리온 주식 62만여 주를 두 자녀에게 증여했다. 오리온그룹이 3세 승계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담 회장이 보유한 오리온 지분은 지난해 11월17일 3.59%(142만750주)에서 이날 현재 0.50%(19만7670주)로 3.09%포인트(122만3080주) 감소했다.

처분 지분 중 60만3300주는 시간외 매매로 제3자에게 넘어갔다. 처분 단가는 주당 13만7640원으로 약 830억원 규모다. 나머지 61만9708주는 딸 경선씨(33)와 아들 서원씨(29)에게 증여했다. 주당 단가는 14만8000원으로 총 917억원에 달한다. 경선씨가 18만5934주(0.47%), 서원씨가 43만3846주(1.10%)를 받아 보유 주식이 각각 23만8997주(0.60%)와 48만6909주(1.23%)로 늘어났다.

담 회장은 이번 주식 처분으로 3대 주주 지위를 서원씨에게 내주었다. 오리온 1대 주주는 오리온홀딩스(18,600400 -2.11%)(지분율 37.37%)이며 2대 주주는 담 회장의 부인이자 창업주인 고(故) 이양구 회장의 딸인 이화경 부회장(4.08%)이다.
투자은행(IB)업계는 이번 증여를 오리온그룹 승계 작업의 출발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나중에 한 번에 지분을 넘기는 것은 여러 면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주가와 실적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이 승계를 시작하기에 좋은 때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담 회장이 시간외 매매를 통해 60만여 주를 처분한 것은 증여세 대납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리온 관계자는 “자녀들이 직접 증여세를 낼 수도 있지만 증여세를 대신 내주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신사업 등에 직접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담 회장은 최근 꾸준히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을 여러 차례 했지만 기관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조건이 맞지 않아 결렬됐다”며 “이번에 매각된 60만여 주는 외국인 투자자가 받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리온이 올해 매출 2조1110억원, 영업이익 3190억원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선보인 꼬북칩 누적 매출이 최근 5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실적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흥국증권은 오리온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8만원으로 최근 올렸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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