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을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보는 [와글와글]. 이번에는 백수 남편과 이혼을 결심한 A씨의 이야기다. A씨는 생활비 마련부터 집안일까지 모두 자신이 도맡아 하고 남편은 옆에서 펑펑 놀기만 했다고 하소연 했다. 이 같은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게티 이미지 뱅크

20대 후반의 A씨는 현재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A씨의 남편은 평범한 회사를 다니다가 결혼 직전 해고를 당했다.

결혼하면서 집과 차를 A씨가 장만해왔는데 백수가 된 남편 때문에 생활비까지도 모두 A씨의 몫이 됐다.

남편이 새 직장을 금방 구할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A씨의 가게에 손님이 늘면서 일손이 부족해졌고, 남편도 A씨와 함께 가게에서 일하며 돕기로 했다.

하지만 쉬는 날 없이 회사 생활을 해온 남편은 해고당한 뒤 휴식을 취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 달 동안 훌쩍 여행을 떠났다.

돌아와서는 A씨의 가게로 출근하기 시작했지만 하는 일이라곤 직원들에게 잔소리, 손님들과 수다 떠는 것이었다.

A씨가 군소리 않고 그냥 내버려 두자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남편은 자신이 일하고 싶을 때만 출근하고 친구와의 약속, 차 수리 등을 핑계로 가게에 나오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참다 참다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른 A씨는 결국 "이혼하자"는 말을 내뱉었고 남편은 "미안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러다 갑자기 남편은 "그냥 이혼하자. 대신 가게에서 일한 내 월급 내놓으라"면서 A씨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A씨가 연락을 무시하자 남편은 "장난으로 보이냐"며 "노동청에 신고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집 장만, 생활비 마련, 집안일까지 모두 자기 몫이었다는 A씨. 남편에게 월급을 주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네티즌들에게 되물었다.

네티즌들은 "생활비를 안 주는 것도 이혼 사유이니 위자료를 달라고 해라", "일한 날짜와 시간까지 계산해 월급 주겠다고 해라", "자기 맘대로 나오고 말고 했으면 그건 영업방해다", "남편이 일한 돈을 최저시급으로 계산해 보여주고 지금까지 쓴 차액 내놓으라고 해라" 등의 조언을 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A씨에게 "가족사업은 신고해도 안 받아준다", "근로기준법에도 부부, 직계가족은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조기현 중앙헌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이 경우 남편과 아내가 공동 경영을 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부부 공동 경영의 경우 남편과 아내를 고용-피고용 관계로 볼 수는 없다는 것.

조 변호사는 "이혼할 때 재산분할은 기여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A씨 같은 경우에는 남편에 비해 기여도가 압도적이므로 남편이 재산분할을 청구해봤자 가져갈 수 있는 비율은 크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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