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전원생활 문답(7)

이동형 씨는 일흔 셋의 나이에 손님들을 위해 드립커피를 직접 내린다. 뒤로 외국 80여개국을 여행하며 수집한 소품들이 진열돼 있다. 김경래 대표 제공

나이 일흔하나의 여행전문가 이동형 씨가 수원 장안문 앞에 여행전문카페를 열었다. 산중생활을 접고 자신이 태어나 자란 도시서 인생의 마지막 단계를 의미 있게 보낼 생각에서 벌인 일이다.

그는 우리나라 1호 국내여행가이드, 관광쟁이, 영원한 가이드 등으로 불리는 사람이다. 국내최초의 여행사인 국영 대한여행사에서 국내가이드 1기로 관광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건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로 퇴직한 지금까지도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전원생활 경력은 20년을 넘는다. 외국여행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짓는 목조주택을 자주 접하게 됐고 그런 집에 살고 싶었다. 그러다 1997년 화성 팔달면 건달산 아래에 집을 지었다. 국내에 목조주택을 지어본 목수들을 찾기 힘들어 외국 기술자들을 불러와 일을 한 터라 건축비가 만만치 않게 들었다. 직영해 손수 지은 첫 번째 집이다.

당시는 아파트값이 하루가 멀다고 치솟을 때였다. 그 돈으로 아파트를 사 놓았으면 재테크는 확실했을 텐데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시골생활이 좋아 전원주택을 지었다. 터를 잡은 마을은 집성촌이었다.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쉽지 않았다. 8년 만에 팔고 도시로 나왔다. 그게 2005년 일이다.

다시 전원생활을 하려니 자신이 없었다. 특히 아내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주말주택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왔다 갔다 하며 사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지 하나인 집에 가족형 휴양형민박 두 채와 캐러번을 설치했다. 김경래 대표 제공

그래서 강원도 홍천 서석 생곡리란 오지 마을의 땅을 샀다. 홍천강 발원지인 계곡이 아주 좋은 터였는데 순전히 자연경관만 보고 결정했다.

당시 펜션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변태 영업을 하는 업소들도 많았다. 휴양을 목적으로 시골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하룻밤 놀러 온 펜션 이용객들은 숯불구이에 술 마시며 고성방가가 목적이었다. 시골에 조용히 쉬러 온 이웃을 괴롭혔다.

여행 전문가이며 관광학과 교수인 이동형 씨의 눈에는 그런 여행시장이 매우 걱정스러웠다. 펜션이라고 하는 저 많은 집들이 나중에 어떻게 될까도 고민됐고, 특히 여행문화가 먹고 노는 것이 아니라 사색하고 휴양하는 쪽으로 좀 더 고급화됐으면 하는 바람도 컸다.

그래서 생곡리에 주말주택을 지으며, 1박 2일 놀러 오는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집이 아닌 장기 휴양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휴양형민박’이란 새로운 개념을 넣었다. 883㎡(267평)짜리 하나의 대지에 집을 60㎡(18평)짜리 한 동과 30㎡(9평)짜리 2동, 15㎡(5평)짜리 1동 등 총 4동으로 나누어 지었다. 평소에는 가족들이 주말주택처럼 사용하고 비어있을 때는 휴양객들에게 임대했다. 조용히 쉬러 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매우 좋아 나중에는 방이 모자랐다.

하나의 대지에 집을 작게 여러 채로 나누어 지은 이유는 휴양형 손님을 받겠다는 것 외에도 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바로 출구전략이다. 나중에 팔아야 할 상황이 되면 각각 분할해 쉽게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10여 년을 주말주택 겸 휴양형민박집으로 운영하다 2014에 다니러 온 사람이 자신에게 팔라고 해 얼떨결에 정리했다. 임대수익이 가능한 전원주택이란 장점 때문에 구입한 사람도 쉽게 결정을 내렸다.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생곡리에 주말주택 겸 휴양형민박집으로 운영했던 주택. 뒤쪽은 매매를 하고 남은 땅에 가족단위 휴양형민박집을 새로 지었다. 김경래 대표 제공

그리고 세 번째 시도를 했다. 매매하고 남은 부지에 휴양형민박집을 새로 지었다. 대지 1,488㎡(450평)에 79㎡(24평)와 76㎡(23평) 집 두 채와 캐러밴 1개를 설치했다. 가족단위 휴양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쉬었다 갈 수 있도록 꾸민 공간이다.
국내 여행가이드 1호, 관광학과 교수, 경기도관광협회 회장, 경기관광공사 이사, 여행칼럼니스트 등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여행전문가가 몸소 실천해 보이는 농촌 휴양관광의 모습들이고, 새로운 제안이었다.

나이 일흔을 넘기면서 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사는 것도 힘에 부쳤다. 산을 나와야겠다는 계획을 하며 마지막 꿈에 도전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수원 행궁동의 여행전문카페다.

고향인 수원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 있다. 어릴 적 뛰놀던 곳이다. 그곳을 여행객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여행전문카페를 하며 말년을 보내고 싶었다. 카페 자리를 찾아 발품을 많이 팔았지만 마땅치 않았다. 마음에 들면 가격이 비쌌고 그렇지 않으면 입지가 아니었다. 그러다 만난 터가 행궁동 장안문 앞 지금의 자리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대지 86㎡(26평)의 아주 작은 자투리땅을 소개받았다. 이곳에 4층짜리 200㎡(60평) 건물을 직영해 지었다. 1개 층이 45㎡(15평)밖에 되지 않는 도심 속 초미니 건물이다.

수원의 화성 장안문 앞에 문을 연 여행전문카페를. 김경래 대표 제공

1~2층은 카페고 3층은 여행객들을 위한 동호인 룸이고 4층 관광문화교실로 운영하고 있다. 건물 내에는 이동형 씨가 세계 80여 개 국을 다니며 직접 수집한 소품들도 전시돼 있다.

전원생활이 좋아 젊었을 적에는 전원주택 지어 살아도 보고 멀리 강원도 산속에 주말주택을 짓고 이용도 해보았다. 거기에 여행전문가답게 ‘휴양형민박’이란 새로운 개념의 여행객들을 위한 숙소도 운영해 보았다. 그러다 보니 나이는 일흔을 훌쩍 넘겼다. 이제는 힘에 부친다. 그렇게 즐겼던 시골 마을을 나서 도시에서 말년을 보내려 한다.

여행이란 한 우물을 오래 판 사람의 전원주택이든 전원생활에는 늘 자기 일이 따라다녔다. 그 어떤 집이든 공간이든 항상 자신이 즐거이 하는 일이 있었다. 그렇게 했던 일들이 바로 그의 인생이었다.

그러면서 깨닫는 것이 있다. 내 집에서 즐거이 했던 일들이 결국 집의 색깔을 만들고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것이다. 집도 생물이다. 가만히 두면 부가가치는 없다. 집에 무엇을 하다 보면 집도 변하고 가치도 높아진다. 어떤 집에 사는 가 보다 뭘 하고 사는가가 중요한 이유다.

* 전원생활 문답

[문] 한 필지 대지에 여러 채의 집을 지으면 다주택자가 되나요?

[문] 한 필지의 대지에 본채와 별채 등으로 집을 나누어 지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본채에 딸린 별채가 있거나 한 집에서도 현관이 다른 방이 있는 형태의 집을 다가구주택이라고 합니다.집을 지을 때는 단독주택과 같이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습니다. 대지 하나에 다가구주택처럼 여러 채의 집이 있다 하여 다주택으로 보는 것은 아니고 하나의 주택으로 보며 1주택입니다.

[문] 하나의 대지에 별채 형태의 다가구주택을 지어 살다 나중에 나누어 팔 수도 있나요?

[답] 일부가 매매 됐다면 가능합니다. 현행법상 토지분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매매가 됐든가(매매에 의한 분할) 허가를 받았든가(허가에 의한 분할) 둘 중 하나여야 합니다. 매매가 됐다면 매매계약서를 가지고 분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단 주택은 동 간 법정 거리 이상 띄어야 하기 때문에 이격거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불가능합니다. 또 정화조나 설비 등도 각각의 집으로 사용해도 문제없을지 확인해 봐야겠죠.

글=김경래 OK시골 대표
정리=집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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