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민간경력자 채용시험 도입 후
40여개 기관에서 1070명 활약
회계·화장품·조선업 등 경력 다양
"월급봉투 얇아졌지만 공직 보람"

회계사·특허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뒤 공직에 진출하려는 민간 전문가가 늘고 있다. ‘민간경력자 채용’을 통해 공무원이 된 우미옥(왼쪽부터)·권종오·이정현·이영평 사무관이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무원증을 꺼내 보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부는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2011년부터 민간 전문가를 선발하고 있다. 이른바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민경채)’이다. 5급 사무관은 2011년, 7급 주사보는 2015년 도입돼 지난해까지 모두 1070명의 민간 출신 전문가가 40여 개의 정부기관에 배속됐다. 올해도 5·7급 230명을 선발한다. 지난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민경채를 통해 공무원이 된 4명을 만났다. 이들은 “월급봉투는 얇아졌지만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정책을 입안하면 보람이 있을 것 같아 공직에 입문하게 됐다”고 했다.

◆억대 연봉 포기하고 공직 입문

합격자들의 이력은 화려하다. 이영평 금융위원회 행정사무관(35)은 ‘전문 자격증의 신’이다. 이 사무관이 보유한 자격증은 변호사, 회계사, 금융투자분석사, 외환관리사, 국제회계기준(IFRS) 애널리스트 등 10여 개에 달한다. 그는 회계법인인 삼일PwC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2기로 입학해 변호사 자격증까지 땄다. 공직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민간기업에서 일하다 보니 법과 정책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탁상행정이 아니라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을 정책에 반영하고 싶어 도전했다”고 말했다.

우미옥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사무관(43)은 작물 유전자 연구 분야 전문가다. 서울대에서 작물유전육종분야 석·박사학위를 딴 뒤 농촌진흥청과 미국 농업연구청, 서울대 등 대학과 연구소를 두루 거치면서 작물유전육종분야만 연구했다. 그는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리면서 일반 국민이 농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농업정책’을 연구 중이다.

이정현 환경부 환경연구관(34)은 석사학위(서울대 농생명공학) 취득 후 LG생활건강에서 8년간 제품개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화장품과 의약외품, 공산품 등 생활용품 전반을 연구한 ‘생활화학제품 개발 전문가’다. 이 연구관은 “국민이 화학제품을 믿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종오 특허청 공업사무관(41)은 ‘조선분야 특허 전문가’다.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건조 계약과 기획업무를 두루 섭렵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선기술 특허 40여 건을 출원해 15건을 등록한 경력이 있다. 권 사무관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나와 국방과학연구소, 삼성중공업 등 조선 분야에서 14년 동안 한길을 걸었다.
◆“각 부처가 요구하는 역량 갖춰야”

인사혁신처는 지난 18일까지 ‘2018년도 국가공무원 5·7급 민간 경력자 일괄채용시험’ 지원서를 접수했다. 지원 경쟁률은 93명을 뽑는 5급에 2477명이 지원해 26.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7급(137명 선발)에는 3518명이 지원해 25.7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선발 절차는 필기시험(PSAT), 서류전형, 면접시험 등 세 단계다. 필기시험에서 최종 선발 인원의 10배수, 서류전형에서 3배수를 뽑는다. 5급 면접은 110분간 개별 프레젠테이션(정책해결 발표)과 인터뷰(상황판단, 전문성)를 한다.

합격자들은 “각 부처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는 게 합격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영평 사무관은 “채용 공고란에 뜬 부처에서 필요로 하는 경력과 역량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를 자기소개서에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각 부처 보도자료와 정책설명서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소 경력 관리도 필요하다. 권종오 사무관은 “경력이 있더라도 이를 증명할 자격증, 상장 등이 없으면 합격하기 어렵다”며 “평소 경력을 증명할 증빙서류를 정리하고 이력서도 매년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7월21일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필기시험이 치러진다. 이정현 연구관은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나와 있는 PSAT 기출문제를 미리 파악한 뒤 시중 문제집으로 시간 내 푸는 연습을 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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