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음 커지는 중국 경제

정부, 대출 고삐 죄기
자금난에 기업 도산 잇따라
국가·가계 부채도 급증세
제어 못하면 금융위기 가능성

힘 빠진 금융시장
상하이지수 고점서 19% 하락
위안화 가치도 한주새 1.6%↓

실물로 번지는 무역전쟁
지난달 산업생산 3대지표
예상치 하회…수출도 경고등
중국 경제가 미국과의 통상전쟁에다 부채 급증, 주가 하락, 위안화 가치 하락 등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심화하는 통상전쟁은 가뜩이나 둔화한 실물경기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정부의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정책으로 자금 압박이 심한 기업의 부도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주 상하이증시는 2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고 위안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1.6%가량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자금 공급을 통해 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최대 현안은 부채 문제

하루이틀 된 이슈는 아닌데도 중국의 부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앞으로 3년간 중점 추진할 과제로 부채 축소를 제시하면서 중국 기업의 채무 불이행(디폴트)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채권시장에선 모두 24건의 디폴트가 발생했다. 디폴트 규모는 약 4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늘었다.

중국 기업의 디폴트는 위안화 표시 채권은 물론 해외 투자자가 주로 사들인 달러화 채권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다즈후이에 따르면 최소 207억위안(약 3조5316억원)어치 위안화 채권과 3억5000만달러(약 3905억원) 규모의 달러화 채권이 디폴트 처리됐다. 전문가들은 올 한 해 중국 기업의 디폴트가 사상 최대였던 2016년의 7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가계부채 경보음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10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말 기준 6조7000억달러에 달했다. 2007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올해부터 중국을 가계부채 위험국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가계부채 증가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중국의 경제성장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 부채를 포함한 중국의 총부채비율은 2008년 160%에서 지난해 260%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의 부채 문제는 이전과는 다르다고 지적한다. 그동안은 돈을 풀어 소비와 투자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중국 정부도 더 이상 여력이 없는 상태인 데다 위기가 불거졌을 때 마땅히 쓸 만한 정책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금융위기가 터지거나 최소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도 불안불안

주식시장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875.81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1월의 고점에 비해 19%나 떨어졌다. 대형주 중심인 CSI300지수도 1월 고점보다 18% 하락했다. 지난주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1주일 만에 5140억달러(약 570조원) 줄었다.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소식에도 25일 상하이지수는 30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통상전쟁에다 기업의 디폴트가 잇따르고 있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도 8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인민은행은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89위안 올린 6.4893위안으로 고시했다. 기준환율을 올렸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를 그만큼 평가절하했다는 뜻이다. 지난주 위안화 가치는 전주에 비해 약 1.6% 떨어졌다. 이는 2016년 11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대 하락폭이다. 이로써 위안화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통상전쟁 발발 우려가 커지면서 실물경기도 꺾이고 있다. 5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 실물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3대 지표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그나마 견조한 흐름을 보이던 수출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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