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 추첨으로 1차 후보자 500명 뽑아

대한적십자사(한적)는 25일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선정을 위한 컴퓨터 추첨을 진행하며 8·15 계기 상봉행사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한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시 중구 소파로 한적 본사에서 윤희수 한적 사무총장 주재로 인선위원회를 열고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선정 기준을 논의했다.

인선위원회는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등 이산가족 관련 단체 3곳과 정부, 학계의 대표들로 구성됐다.

이날 회의에는 8명의 인선위원이 참석했다.

이어 오전 11시께 박경서 한적 회장이 인선위원회에서 결정된 선정 기준에 따라 한적 본사 앙리뒤낭홀에 세팅된 컴퓨터를 이용해 추첨을 실시, 500명의 1차 후보자를 선정했다.

한적은 "이번 상봉 후보자 추첨은 이산가족 신청자 중 24일 오후 6시까지 등록된 약 5만7천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1차 후보자 선정 기준과 관련, 한적은 "우선 고령자 순으로 연령대별 인원을 배정했다.

특히 90세 이상 고령자를 제20차 상봉 때와 같은 50%를 배정했다"며 "둘째로, 가족관계에 따라 부부, 부자, 부모 등 직계가족, 형제자매, 3촌 이상의 가족관계 순으로 가중치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박경서 한적 회장은 "오늘 겨우 예비후보 500명을 무작위 추첨했다.

5만7천 명의 한을 풀기에는 무척 부족한 숫자"라며 "오늘 선정되신 분들은 축하를 드리고, 선정되지 못하신 분들을 (북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다음 기회에 꼭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컴퓨터 추첨을 직접 참관하러 온 박성은(95) 할아버지는 "이제 살면 몇 년 더 살겠느냐"라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평안북도 철산군 출신의 박 할아버지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동생을 포함한 네 식구와 함께 월남했고, 북한에는 두 명의 형과 또 다른 동생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수도 없이' 했다는 박 할아버지는 이번 추첨에서도 1차 후보자로 선정되지 못해 쓸쓸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황해북도 신계군이 고향인 이용녀(90) 할머니는 "1·4 후퇴 때 남편과 함께 남쪽으로 왔다.

당시 3살 난 딸을 남겨두고 왔다"라며 "30년 전에 사망한 남편이 생전에 술만 마시면 북에 남겨두고 온 딸이 불쌍하다고 울곤 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도 이날 1차 후보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한적은 향후 1차 후보자로 선정된 500명의 이산가족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당사자들의 상봉 의사와 건강상태를 확인해 2차 상봉 후보자 250명을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 달 3일까지 북측과 생사확인 의뢰서를 주고받고 이에 기초해 다음 달 25일까지 생사확인 회보서를 교환한다.

남북은 생사확인 회보서의 생존자 중 최종 상봉 대상자 100명을 선정해 8월 4일 이산가족 상봉자 최종 명단을 교환하는 것으로 상봉 준비를 마무리한다.

최종 상봉자로 선정된 이산가족들을 상봉행사 전날인 8월 19일 방북 교육을 받은 뒤 이튿날 상봉 장소인 금강산으로 향한다.

앞서 남북은 22일 적십자회담을 열고 각각 100명씩의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행사를 8월 20∼26일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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