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암운이 드리운 가운데 중국과 유럽연합(EU)이 25일 베이징에서 고위급 경제대화를 하고 미국을 상대로 공동 대응을 모색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유르키 카타이넨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공동 주재하는 중국·EU 경제무역 고위급 대화가 이날 베이징에서 세계화 지지 및 추진, 협력 심화 및 확대를 주제로 열린다.

올해로 7회째인 중·EU 경제 대화는 미국과 중국이 내달 6일을 기해 상대국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발효키로 하는 등 통상갈등이 첨예화한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엇보다 중국과 EU가 제휴해 미국의 최근 보호무역주의 행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지, 교역 확대를 위해 상호 무역장벽 완화를 추진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과 EU 모두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에 반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상태다.

중국과 EU는 또 내달 중순 정상간의 회동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EU가 최근 대(對) 미국 무역보복 조치에서 교집합을 찾아 공동으로 미국에 대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앞서 중국과 EU가 이번 대화에서 "양측의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주입하고 일방주의, 보호주의에 반대하며 다자 무역체제를 지지한다는 적극적 메시지를 공동으로 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협상 대표를 맡아온 류 부총리가 EU와의 경제대화도 주도하게 되는 점은 이번 대화가 중국과 유럽의 대미 공동전선 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EU는 중국의 일부 '불공정' 무역행태와 경쟁방식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기대처럼 공조전선을 형성하는 수준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EU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중국과의 무역역조 등 문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미국의 대중국 압력에 부분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추이훙젠(崔洪建)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주임은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중국과 EU가 무역전쟁 전선에서 제휴해 미국에 대항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며 "이번 대화는 상호 간의 경제무역 문제를 재차 자세히 살펴보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향후 EU의 중국시장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수 있겠지만 지금은 중국과 EU의 교역 정체기여서 당장의 공조 필요성은 약한 편이다.

이에 따라 중국과 EU의 양자 무역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에 중점을 두고 중국의 첨단기업 인수 문턱을 낮추는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잇따른 국제기구 및 다자 무역체제 탈퇴에 이어 WTO마저 이탈하겠다고 위협하는 사태를 염두에 두고 중국과 EU가 자유무역 질서의 수호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공산이 크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