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 관망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22일 공개한 보유세 개편안이 초고가 주택과 다주택자들의 종부세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 중과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등의 시행으로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 매도·매수자들의 '눈치보기'가 한층 심해진 것이다.

2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 인상 방침으로 당장 집을 팔겠다는 집주인은 없지만 실질 소득이 거의 없는 노년층과 일부 다주택자들 가운데 보유세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앞으로 정부와 국회의 논의과정을 거치며 보유세 개편안이 확정되거나 윤곽을 드러내기 전까지 매매 거래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도 "보유세 강화가 주택 시장에서 악재는 악재인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되지 않아서인지 매도·매수 희망자들도 일단은 지켜보는 분위기"라며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 중과 시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 재건축 단지들은 재건축 부담금이 크게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급매물도 잘 안팔리는 상황에서 보유세 인상 방침까지 나오자 매수 문의가 실종됐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현재 112㎡의 경우 고점 대비 2억2000만원 하락한 16억8000만원에, 119㎡는 2억1000만원 떨어진 18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

단지 내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 5월에 34건, 6월에는 10건이 팔렸는데 올해 5월과 6월에는 거래량이 각각 3건, 1건으로 작년 대비 10분의 1 수준에 그칠 만큼 매수세가 위축된 상태"라며 "당장 보유세 강화에 따른 큰 동요는 없지만 가뜩이나 안좋은 시장에서 거래 침체가 심해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북에서 고가 아파트가 많은 편인 서울 마포·성동구 등도 조용한 분위기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종부세에 대한 반응이라기보다는 5월 이후 계속 매수 문의도 없고 거래도 잘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 갭투자자들이 종부세 대상인데 정부안이 확정되지 않아서인지 그냥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마용성' 가운데 용산구 한강로 일대만 7월 말 미군 기지 이전 호재로 매수자들이 몰리고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석 달째 매매·전세시장이 많이 위축돼 있다"며 "이 일대는 소형 아파트 몇 가구로 임대사업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다주택자들에 대한 종부세 차등 과세까지 언급되면서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보유세 개편에 따른 파장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1년에 보유세 600만∼700만원 내던 사람이 몇백만원 더 낸다고 해도 크게 동요할 것 같진 않다"며 "가격 상승기에는 한 달에 집값이 1억∼2억원씩 올라버리면 세금은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보유세 개편으로 다주택자들의 '퇴로'(매매)가 막혔다며 거래 동결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양도세 중과 시행으로 다주택자들이 세금이 무서워 집을 팔고 싶어도 못 팔고 있는데 보유세를 훨씬 더 강화하면 주택을 추가 매수하려는 사람들도 심리적으로 움츠러들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보유세를 올리면 취득세나 양도세 같은 거래세는 낮춰줘야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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