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통상 전쟁

자동차·농업 타격 불가피

다임러·BMW 등 주가 급락
'美 생산·中 수출' 年 6만여대
40% 관세 부과 땐 타격 커

미국산 대두 3분의 1, 중국 수입
"고율관세 부과되면 농가 못 버텨"

'중간재 수출' 한국·대만도 피해

수입 물가 상승으로 피해를 볼 소비자를 제외하면, 독일 자동차 업체와 미국 농부들이 미·중 통상전쟁의 최대 희생양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벤츠 등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수만 대의 차량을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고, 미 대두(콩) 농가는 연간 생산량의 3분의 1가량을 중국에 팔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 중국이 다음달 6일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벤츠와 BMW는 1930년대 이후 찾아볼 수 없던 대규모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개별 산업 중에서 농업, 자동차가 제일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제조공장에 부품·소재를 공급해온 한국과 대만도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초읽기 들어간 미·중 관세전쟁

벤츠를 거느린 다임러와 BMW 등 독일 자동차업계는 미·중 통상전쟁이 확대일로로 치달으면서 패닉에 빠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임러 주가는 4.69%, BMW는 2.94%, 폭스바겐은 2.31% 급락했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연간 6만여 대의 자동차가 40%의 관세 폭탄을 맞을 상황이어서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철회하지 않으면 다음달 6일부터 미국 자동차 등에 기존 관세(15%)에 추가 관세 25%를 물리기로 했다.

다임러는 이 때문에 올해 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지난해보다 이익이 약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보고서를 내놨으나 상황이 급변했다. 폭스바겐도 “짧은 기간 안에 생산시설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관세 폭탄이 떨어지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포드(-1.35%)와 GM(-1.98%), 피아트크라이슬러(-5.89%)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도 하락했다. 미·중 통상전쟁은 미국 내 일자리도 감소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다임러와 폭스바겐, BMW는 미국 공장에서 3만6500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중국 수출이 줄어들면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농부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대두(콩) 약 3200t, 140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미국이 연간 생산한 양의 3분의 1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시장가격이 최근 수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중국 수출이 줄어들면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소고기, 오렌지, 위스키 등 중국 정부의 보복 관세 부과 대상에 오른 농산물도 비상이다.

◆한국·대만 부품도 수출 먹구름

JP모간과 캐피털이코노믹스 등은 한국과 대만 부품사들이 미·중 간 통상전쟁 파고에 휩쓸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과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대표적인 국가라는 이유에서다. 중국에서 최종 조립되는 휴대폰과 컴퓨터 부품은 한국과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전자제품이 고율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된 만큼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이 강점인 한국 경제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JP모간은 “완제품 전자기기와 부품은 밀접한 연관산업인 만큼 어느 쪽이든 고율 관세가 매겨지면 양쪽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C는 “미·중 통상전쟁 우려가 고조되면서 아시아권의 거의 모든 통화가 최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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