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삼성SDI에선…

회의·보고 등 주제로 사내 방송
"업무효율 높여야 워라밸 가능"

“다른 회의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까지 하고 내일 다시 회의합시다.” “또요? 결론을 내자고 한 게 1주일 전인데, 정말 회의만 하다가 날 새겠습니다.”

삼성SDI가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사내 캠페인이 화제다. ‘일하는 문화를 바꾸자’라는 딱딱한 주제를 샐러리맨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상황극’으로 잘 풀어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지난달부터 잦은 회의와 보고, 과도한 자료 작성 등 불필요한 업무 관행을 없애기 위해 ‘업무 효율 업(UP)’ 캠페인을 하고 있다. 근로시간을 줄여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업무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삼성SDI는 캠페인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제일기획과 함께 △효율적인 회의 △효율적인 보고 △업무 몰입 △업무 관리 등 네 개 주제로 상황극을 만들었다. 부장, 과장, 대리급 직원이 방송에 나와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상황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다. 방송 말미엔 일하는 문화를 바꾸기 위한 팁도 알려준다. 삼성SDI는 이런 상황극을 매주 사내 방송으로 상영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딱딱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보여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대기업에서도 방송 내용을 보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사진)은 “근로시간 단축을 계기로 일하는 문화를 확 바꿔야 한다”며 이 같은 캠페인을 지시했다. 개별 임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지 못한다면 세계 정상 기업으로 올라설 수 없다는 게 전 사장의 철학이다.

그는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몰입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업무 성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며 “몰입을 통해 얻은 경험과 통찰력은 여러분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할 때 몰입하고 쉴 때 제대로 쉬는 문화가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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